강아지풀 박상배  (Homepage) 2023-09-05(화) 06:59:08, 11928

어릴 적 강아지풀의 추억이 아련하다. 논둑길을 걷다 아무 생각 없이 꺾어 바람에 씨앗을 흩날리기도 했었고 어른 흉내를 내며 강아지풀을 반으로 갈라 콧수염처럼 붙이기도 했었다. 때로는 연애를 할 때 공연히 폼을 잡으려 강아지풀을 꺾어 입에 물곤 했다. 무슨 이유에서 인지 강아지풀을 입에 물면 폼 나게 보인다고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생긴 모양이 꼭 강아지의 꼬리 같아서 더 친근하게 느껴졌는지도 모를 일이다. 예전에 먹을 것이 없었던 시절에는 이 강아지풀이 이삭처럼 여물면 조나 수수, 보리처럼 밥을 지을 때 잡곡밥을 해서 먹었던 식량 중에 하나였다. 실제로 이 녀석의 여문 씨앗으로 밥을 짓거나 죽을 쑤어 먹을 때 섞어서 먹으면 별미 중 하나가 된다. 한방 명으로는 구미초, 광명초라고 한다. 곡식을 대신한다 하여 구미초요, 눈을 밝게 한다 하여 광명초라고 하였다. 씨앗은 곡유자, 견미초라고 해서 예전에는 많이 활용을 했었던 모양이다. 전초의 맛은 싱거우며 성질은 약간 차기도 하나 평하고 독이 없다. 즉 누구나 어떤 체질에도 관계가 없다. 이녀석에게는 남다르거나 특별한 효능이 많다. 구급상비약으로 또는 안구질환의 예방에 좋은 약재로 쓸 수가 있다. 본초에 해열하며 습을 제거하고 부기를 가라 앉힌다고 하였다. 구급상비약으로 손색이 없다 할 수 있겠다. 우선 넘어지거나 물건 등에 부딪혀서 타박상이나 출혈이 심할 때 쓰면 좋다. 그리고 종기나 옴, 여드름, 아토피, 두드러기, 알레르기 같은 피부질환에도 효험이 있다. 특히 안구건조증이나 안구충혈에 좋은 약효를 보인다. 피부질환이 심할 때 전초를 음건한 것을 푹 삶아 그 물로 자주 씻어주고 같이 복용을 하면 좋다. 그리고 이뇨제로도 사용할 수 있다. 타박상이나 멍이 들었을 때 생잎과 줄기를 짓찧어 환부에 붙이면 지혈을 돕고 상처를 빨리 아물게 한다. 멍도 쉽게 가시게 해준다. 늦가을에 벼이삭이 여물 때 이 녀석도 함께 여문다. 영근 씨앗을 터럭처럼 털어서 밥을 지을 때 다른 잡곡과 같이 섞어 쓰면 더 훌륭한 잡곡밥이 된다. 또는 볶아서 보리차 대용으로 끓여 마셔도 구수하다. 습관적으로 마시면 시력 저하를 예방한다. 볶은 씨앗이나 말린 뿌리를 달여서 마시면 촌충 제거에 좋아 구충제로써 한몫을 톡톡히 한다. 들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강아지풀. 가정의 건강음료로 만들어 볼 가치 있는 자연초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해강. * 출처 ☞ `약초(자연초)`사랑 밴드 바로 가기(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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