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동무 9 최영도  (Homepage) 2014-09-19(금) 07:34:16, 6705

이런 저런 사연으로 매일 근교산을 찾게 된 게 십수 년에 이르게 되었다. 매일 산을 찾다보면 어떤 날은 힘이 들어 중간에 포기하고 싶을 때도 한 번씩 있다. 산을 찾던 초반기에는 조금 힘든 순간이 올 때마다 고개를 들어 앞에 보이는 정상을 바라보며 고지가 바로 저 긴데........ 목표를 의식시키며 지친 나를 자극했다. 그러나 그런 횟수가 잦아지자 목표를 주입하는 방법의 약효가 떨어져 갔다. 그 뒤론 힘든 순간이 오면 잠시 앉아 그동안 올라온 능선길을 돌아보며 그래도 참고 걸어온 길이 저만큼이나 되는데...... 그동안의 실적을 되뇌며 나를 채근하곤했다. 그런데 언제부턴간 지치고 힘든 순간이 올 때마다 발 아래만 바라본다. 지금 이 순간 한 걸음 더 내디딜 수 있는 힘이 나에게 남아 있는 지 없는 지 현재의 상황에 촛점을 맞추며 내가 내뿜는 숨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목표나 실적보다 내 자신의 상태와 감정을 존중하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생각한다. 삶의 길에서도 고단하고 힘든 순간이 닥쳐올 때마다 목표나 실적보다 나의 숨소리를 존중해야지 다른 사람들의 숨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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