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락(苦樂)과 행불행(幸不幸) 최영도  (Homepage) 2016-09-17(토) 07:47:47, 6156

삭힌 홍어의 냄새와 맛을 즐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무척 역겹게 받아드리며 코를 막거나 인상을 찌푸리며 거부반응을 보이는 사람도 있습니다. 똑 같은 홍어가 누구에겐 즐거움의 대상이 될 수 있지만 누구에게는 괴로움의 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똑 같은 홍어를 대하면서 이렇게 다른 반응을 보인다는 것은 홍어가 간직하고 있는 냄새나 맛 자체의 문제가 아니고 그 홍어를 분별하는 후각과 미각 등 감각기관에서 받아드리고 느끼는 사람의 문제임을 알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괴롭다 즐겁다 행복하다 불행하다 등과 같은 이런 육체적 정신적 감각과 감정의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외부에서 일어나는 자극 자체가 우리를 그렇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자극에 반응하고 적응하고 해석하는 자기 내부의 문제입니다. 살아가면서 내 안에서 일어나는 감각과 감정들에 대해 호불호의 해석을 내리려 하지 말고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드리면서 그 상태를 관찰하다 보면 고(苦)와 낙(樂) 이후의 고락(苦樂)으로 행복(幸福)과 불행(不幸) 이후의 행불행(幸不幸)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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