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의 효과 김동희  (Homepage) 2007-09-02(일) 12:12:50, 15480

지난 주 수요일 A, B, C가 야자 1차시까지만 하고, 학원에 가면 안되겠냐며 허락을 구한다. 성 적이 다소 부진한 아이들인데, 5-6명 정도의 소수 학생을 대상으로 개별화 수업을 하는 학원 인데 야자 2차시까지 다 하고 가면 학원 마치는 시간이 늦고, 취침시간이 늦어져서 다음 날 피 곤 하다는 것이 이유의 요지였다. 특히 A는 아침시간에 깨어 있는 걸 거의 본 적이 없고, 아이들이 진지하게 허락을 구해오는 모 습이 예뻐보였다. 허락을 하였고, 부모님께 이와 같은 사실을 알려드렸다. 그러고 목요일부터 A, B, C는 야자 1차시만 하고 학원으로 갔다. 그런데 다음날인 금요일 A, B, C가 다니는 학원의 선생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A, B, C가 학원에 안왔는데, 친구로부터 오늘은 담임선생님이 허락을 안해줘서 학교에 있다는데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한 전화였다. 학원간다고 나간 A, B, C가 학원 가지않고 도중에 다른 곳으로 센 것이다. 다음 날 단단히 혼 을 내야겠다고 마음 먹고 퇴근을 했다. 아침에 명상을 했다. (1) A, B, C가 학원간다고 야자1차시마치고 가는 것을 허락해줬는데, 학원엘 가지 않았구나. (2) 그만한 사정이 있다면 그럴 수도 있겠지.     1) 자유롭게 방학을 보내고, 첫 날부터 빡시게 야자하다보니 갑갑해서 그랬겠지.          2) 나에 대한 미안함에도 무릅쓰고 셋이 있다보니, 즉흥적으로 그랬겠지.     3) 고등학교 나이에 순간순간 놀고 싶은 마음이 들었을 수도 있었겠지. (3) 그만하니 감사하다.        1) 그래도 야자 1차시는 하고 가서 감사하다.        2) 분명 나에게 미안해 하고 있을테니 감사하다.     3) 사고난 것은 아니니 감사하다. 한결 마음이 누그러졌다. 그래도 혼은 내야겠기에, 아침에 교실 들어서자 말자, 3명을 교무실 로 불렀다. 고개를 푹 숙인 채 교무실로 왔다. 종이에다가 자초지종을 써라고 했다. 한 참 후 종이에 글을 읽어보니, 학원 선생님과 어떤 마찰이 있어서, 그에 대항하기 위해서 그날 하루 빠지기로 했단다. 원만하고, 공손하게 말씀드리지 못하고, 그렇게 대응한 잘못은 있다하더라 도, 나름의 이유는 있음을 알게되어 어제 일종의 배신감으로 화났던 마음은 온데간데 없어졌 다. 다음부터 그러지 마라며, 말로 그냥 주의를 주고 교실로 보냈다. 명상 덕분에 적절한 대응을 하게 된 것 같아 하루를 시작하는 기분이 상쾌했다.

김홍미		샘의 일기를 읽고 '수심후대응', 동사섭의 가르침을 다시금 새겨봅니다.	2007-09-03 21:2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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