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정호봉  (Homepage) 2011-05-01(일) 00:16:57, 3922

얼마전 친구의 글(일거양실-최영도)을 읽고 충격과 혼란에 빠졌다. 내 자신이 엄청난 채무자라는 사실이다. 채권자는 사랑하는 나의 소중한 친구들이란 사실이 가슴 쓰렸다. 솔직이 친구의 글을 읽지 않았더라면...싶다. 나는 친구의 기억력에 탄복한다. 고교시절 측정한 나의  IQ가 134(?)였나싶다.   그런데 내 친구의 기억력 지수는 얼마인지 궁금하다. 아름다운 엔딩이고 새로운 만남이 되었으리라 짐작한다. 오늘 나는 빚진 자의 심정을  말하고 싶다. 나는 도무지 기억력이 없다. 몇 년전 40여년만에 초등학교 동기모임을 가게 되었다. 예쁜 여자 친구가 "호봉아 니 내 모르겠나" "초등학교 내 친구중에 이런 미인이 있었는지 나는 진짜 몰랐다"   조금있다 그 여자 친구가 "호봉아 진짜로  니 내 모르겠나!" 재차 묻는 말에 "쪼끔 생각 난다"고 말하면서 전혀 기억이 없었다. 수 십년 전 친구의 보증으로 빚낸 돈으로 사업이 실패하고 그 빚때문에 늘 죄스런 마음으로 지냈을 세월들이 가슴 저민다. 원금이라도 갚았으니 얼마나 기쁠까!   돌아가신 어머니께서 이 못난 아들보고 "천 원 두 번만 빌려도 사람 취급 못 받는 세상이다. 왜 빌리고 사노! 없으면 굶어 죽으면 되지!! 왜 남의 가슴에 못질하고 사노!!!"   최성도 목사님이 생각난다. 나는 목사직 가진 사람 별로 존경하지 않는다. 그런데 최성도 목사님은 어린 내 마음을 편하게 대해주시고 늘 상대의 형편을 배려해 주셨다. 나의 결혼식 주례로 모실 정도로 존경했다.   그 당시 정작 목사님은 빚이 좀 있으신 걸로 기억된다. 목사님이 가끔 농담으로 빚갚는 재미로 산다고 하셨다. "그 재미를 저도 누리게 해주소서" 요즘 기도 제목이다. 모나미 볼펜의 153처럼 183이 나를 짓누른다. 친구들아... 노력하고 있다. 미안하고 죄송하고 고맙다.

최영도		친구야, 산길을 걷다가 많이 힘들 때는 저 멀리 보이는 정상을 바라보며 조급해 하지 않고 바로 발아래 때로는 지나온 길을 돌아보며 내가 이 만큼이나 걸어왔나? 힘을 얻곤한단다. 숨이 악간 가쁠 때 이렇게 한 고비 한 고비 넘기다 보면 이런 게 사는 것이구나 싶을 때가 종종 있단다. 친구야. 파이팅이다!!!	2011-05-01 19: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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