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정호봉  (Homepage) 2010-06-01(화) 18:50:10, 3963

당신은 새롭고도 새로운 계약의 궤, 당신은 하늘의 양식을 담은 소중한 언약의 궤입니다. 우리 함께 복된 소식을 전하는 아름다운 발이 되었으면 합니다. 민성기 요셉 신부님의 소책자 "복을 전하는 사람으로서의 새로운 계약의 궤"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1957년에 태어나 부산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 한 뒤 1985년 꼰벤뚜알 프란치스꼬회에 입회,1990년에 종신서원을 발하고,1991년에 사제로 서품되었습니다. 나는 너무도 작은 이 소책자를 늘 베개 곁에 두고 잠에 듭니다.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그 분의 묵상이 아름답기 때문이고, 요셉 신부님이, 몇 년 전 중국에서 선교 활동을 하다 죽은 내 동생, 미봉이를 너무 닮아서입니다. 동생이 그리울 때마다 귀엽고 작은 책을 묵상합니다. 요셉 신부님도 등산하시다 사고사로 이 땅에 계시지 않는다고 얼핏 스쳐 들었는데 살아계시면 범어사 아래 어느 찻집에서 차나 한 잔 하고 싶습니다. 그분의 묵상의 일부를 소개 해 드립니다. 계속해서 이야기되고 있는 묵상의 소재는 복입니다. 강복의 역사 속에 나오는 복입니다. 바울로 사도가 로마인들에게 보낸 편지 제10장에서 "복음을 전해주는 발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겉으로 보기에는 무좀까지 걸려 못 생긴 발이지만 복음을 전하는 사람들의 발은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불교가 전하는 아름다운 전통 가운데 공양이 있습니다. 또한 전래되어 내려오는 유교의 풍습으로 음복이 있습니다. 공양과 음복에 준하는 것으로서 우리 교회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영성체입니다. 공양과 음복은 종교가 다르다고 무시해 버릴 것이 아니라 우리가 보전해야 할 아름다운 풍습입니다.   공양이 무엇입니까? 불교의 스님들이 집집마다 다니면서 탁발을 합니다. 그렇게 구한 곡물을 절로 가져갑니다. 그리고는 가서 절을 찾는 사람들과 밥을 해서 나눠 먹습니다. 이것이 공양입니다. 그런데 천주교 신자들인 우리들은 어떻게 스님을 대합니까? 천주교회 교우의 집이라고 표찰을 써 붙여 놓은 우리네 집을 찾아와 복을 빌어주노라면 ,문도 열지 않은 채 바깥을 향하여 우리는 천주교신자요 하면서 문전박대합니다. 스님은 우리에게 복을 주러 왔는데 말입니다. 그리고 탁발하여 받은 쌀을 공양으로 나누기 위함인데 말입니다. 공양은 바로 나눔입니다. 음복이 무엇입니까? 우리는 설날이나 추석에 차례를 지냅니다. 흩어졌던 가족들이 모여 제사를 지내는 것이지요. 차례상을 차려놓고는 베풀어 주신 은혜에 대하여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풍습에 따라 손위 사람부터 아랫 사람까지 차례 차례로 조상들을 기리며 술을 따라서 피워오르는 향을 중심으로 한 배, 두 배, 세 배를 돌려서 놓고 다시 한 배, 두 배, 세 배, 큰 절을 합니다. 그리고는 자신이 드린 술을 홀짝 마셔버리지 않고 옆에 마련해 놓은 그릇에 부어 모아 놓습니다. 그렇게 모든 가족이 차례를 지낸 후 모아 두었던 술과 음식을 나누어 먹습니다. 이것이 음복입니다. 음복이 바로 나눔입니다. 영성체는 우리교회의 아름다운 전례입니다. 우리 손으로 마련한 빵을 봉헌하면서 사제는 온 누리의 주 하느님, 찬미 받으소서. 주님의 너그러우신 땅을 일구어 얻은 이 빵을 주님께 바치오니, 생명의 양식이 되게 하소서 라고 기도하며 또한 포도주를 봉헌하면서 온 누리의 주 하느님, 찬미 받으소서. 주님의 너그러우신 은혜로 저희가 포도를 가꾸어 얻은 이 술을 주님께 바치오니, 구원의 음료가 되게 하소서라고 기도합니다. 민성기 요셉 신부님의 묵상을 길게 인용한 까닭은 평범한 가르침 속에서 참 진리를 나누고 싶은 간절함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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