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짐'과 '빌미' / ‘홀몸’과 ‘홑몸’ 김정식  (Homepage) 2020-07-11(토) 05:35:03, 5635

◉ '조짐'과 '빌미'   ‘박정희 대통령이 돌아가시던 날, 도고온천에 들렀을 때 헬리콥터에 놀라 뛰어 달아나던 사슴이 죽은 것을 좋지 않은 징후로 보았다.’  ‘태종 이방원의 고사에 집 위의 용이 용상을 향한 것을 임금이 될 전조로 보았다.’   여기에 쓰인 ‘징후(徵候)’나 ‘전조(前兆)’는 ‘길흉이 생길 동기가 미리 드러나 보이는 변화 현상’을 뜻하는 말로, 요즈음은 ‘조짐(兆朕)’을 더 많이 쓰고 있다. ‘코로나19의 전국 확산 조짐에 따라…’, ‘트럼프의 재선 실패를 전망하는 조짐’ 등이 그것이다.   이 ‘조짐’을 더러 ‘빌미’와 혼동해 쓰는 이가 있으나, '변강쇠는 장승을 패어 땐 것이 빌미가 되어 병이 나 죽었다.'에서 보듯이 빌미는 ‘재앙이나 병 같은 불행이 생기는 원인, 또는 탈이 생기는 까닭’을 뜻하는 말이다. 영업을 강행한 것이 화재 빌미를 제공했다.(O), 그는 전업을 한 것이 빌미가 되어 몰락했다.(O)’ 성공의 빌미를 제공했다.(X)/ 성공의 조짐이 보였다.(O) / 실패의 조짐이 보였다.(O) 이처럼 조짐은 ‘길흉’에 다 쓰지만, 빌미는 길흉 중 ‘흉’의 원인에만 쓰인다. -------------------------------------------------   ◉ ‘홀몸’과 ‘홑몸’   “홀몸도 아닌데 언덕길을 어떻게 올라왔어?”   “결혼한 지 이제 6개월인데 벌써 홀몸이 아니라니!”   임산부를 두고 쓰는 이런 말은 모두 잘못된 말이다. ‘홀몸’은 배우자가 없는 사람, 곧 독신을 일컫는 말이다. 중세 국어나 근대 국어에도 ‘홀’은 ‘獨’으로, ‘홑’은 ‘單’으로 구별해 썼다. 따라서, ‘결혼한 여자로 아이를 배지 않은 몸’은 ‘홀몸’이 아닌 ‘홑몸’을 쓰는 것이 옳다.   “이제는 홑몸일 때와는 다릅니다. 음식은 물론 생각하는 것도 항상 좋은 것을 가려야 합니다.”   “청춘이 만 리 같은데 홀몸으로 살 수 있겠냐?” 이렇게 구별해 쓰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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