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이 이야기 - 울분 김민서  (Homepage) 2010-06-05(토) 00:29:18, 124522

제목 : 엄마 아빠가 효재 형아에게 혼내줌 효재야 금요일에 왜 그랬어! 왜 경민이 목을 붙잡았냐고! 왜 경민이 머리카락 잡아 땡겼어! 그리고 형아가 동생을 잘 돌봐  줘야지 너는 고자질을 싫어하냐! 글씨를 읽을 때 보통소리로 읽어.  그리고  소리지르지 마! 알겠어? 너! 한번만 더 그러기만 해라!  알겠어? 효재 : 쟤가 계속 나한테 깝쳐요. 엄마 아빠 : 내보고 어쩌라고? 효재 : 다 말리면 되잖아요. 경민 , 내가 왜? 잘못한 게 있겠어? 아빠 : 그래! 쟤가 왜? 엄마 : 그래! 둘이 싸우지 마! 알겠어? 효재 : 네...... 엄마 : 그래 이제 친하게 지내야 해! 아빠 : 한번만 더 그러면 맞는다! 왕딱지도 가져오지 마! 알겠어! 경민이가 속상하잖아! 엄마 아빠 : 이제 사이좋게 지내야 돼 알겠어!    -------------------- 이게 뭐냐구요? 말하자면 민이의 비분강개한 마음을 토로한 글이랄까. 방과 후 수업을 같이 듣는 2학년 한 형아가 오늘 민이를 괴롭힌 모양입니다. 민이 이야기 속에 자주 등장하는 형아인데 제법 개구쟁이 같습니다. 오늘은 많이 속상했는지 그 이야기를 하고나서 뭔가 열심히 적고 있길래 뭐냐고 물으니 저걸 내밉니다. 적혀진 그대로 가서 혼내주라는 것입니다. 효재 형아한테 엄마 아빠가 해야할 말을 코치해 주는 거죠. 그리고 아래쪽에는 예상되는 효재의 대답과 제가 하고싶은 말, 엄마 아빠가 했으면 하는 말도 대본처럼 적어놓았습니다. 얼마나 상심이 컸는지 문장이 대부분 느낌표로 끝나고 있는 것도 아주 웃깁니다. '네'라고 대답하는 효재의 말에는 말줄임표를 반드시 붙여서 작고 약한 소리로 말하게 해야 한답니다. 소리내서 읽어보라니까 가관입니다. 연극을 시켜도 될 것 같습니다. 크크 그리고나서는 기분이 좋은지 까불거립니다. 제 속에 샇인 울분을 저런 식으로라도 풀어내는 것을 보니 좀 마음이 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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