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이 이야기 다시 태어나도 김민서  (Homepage) 2011-01-08(토) 22:58:34, 123110

오늘 민이는 아주 심각했다. 음악가들이 몇년도에 태어나고 죽었는지  궁금해하길래 같이  검색을 하고 노트에 정리도 하였는데 저녁 때가 되자 갑자기 묻는다. “엄마, 옛날 음악가들은 다시 안태어낫?” 대답이 궁하다. “글쎄, 그걸 알 수는 없는데... 다시 태어났어도 똑같이 쇼팽이나 모차르트로 태어나는 건 아니니까 우리는 알 수가 없는 거야. 다른 엄마 아빠를 만나니까 이름도 달라지고 음악을 할 수도 있고 다른 일을 하는 사람으로 태어날 수도 있는 거거든.” “다시 태어나면 좋겠다.” “왜?” “좋은 음악을 더 많이 작곡할 거 아냐.” “요즘 음악가들도 좋은 음악 많이 만들고 있는걸.” 여기까지였다면 정말 음악을 좋아하는 아이로구나 하고 생각하고 말았을텐데 대화는 더 심오하게 이어진다. “근데  엄마 아빠 돌아가면  이제 못보는거야?” “음, 그건 그렇지.” 눈물이 글썽해지는 민이. “하지만 다시 태어나서 만날 수도 있어. 그렇지만 그때는 지금의 일을 기억할 수는 없어. 민이가 옛날에 쇼팽하고 같은 시대에 살았을 수도 있지만 기억안나지? 나중에 다시 태어나도 모르는 거야. 엄마 아빠를 만나도 기억 못하고 다른 엄마 아빠의 아들로 태어날 수도 있고 음악 말고 다른 걸 잘하는 민이로 태어날 수도 있어.” “안돼, 그래도 나는 엄마 아빠 아들만 하고 싶어.” “엄마도 다시 태어나도 민이가 우리 아들이었으면 좋겠는걸.” “다시 만날  수 있어?” “ 우리가 정말정말 바라고 원하면 그렇게 될 거야. 꼭 다시 만나자.” 여기까지 얘기하고 나서야 겨우 마음이 안정된 것 같았다. 이런 얘길  나누면서 나도 덩달아 글썽해졌는데 때로 민이의 이런 사색어린 질문과 만나면 몹시 어렵고 당황스럽다. 하지만 민아, 민이의 엄마로 다시 살고 싶은 건 진심이야. 한편으로 너의 엄마로 사는 일은 또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너는 아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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