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클럽을 열면서... 김원중  (Homepage) 2007-03-21(수) 16:11:33, 15106

한 지역에 뿌리를 두고 살아간다는 게 요즘 세상에서는 점점 힘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이직(移職)과 취학, 아파트 분양 등 이런 저런 이유로 그곳에서 정이 들게 무섭게 떠나는 경우가 많을 걸 보면 말입니다. 자신이 나고 철이 들 무렵까지 자란 고향은 더더욱 그러한 것 같고요. 그래서인지 유명한 한 소설가는 50대 중반의 자신의 세대를 '가슴에 고향을 가진 마지막 세대'라고 운을 뗀 뒤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은 이 세상 어느 지도에도 없어서, 오로지 추억으로만 찾아갈 수 있다'고 말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잠시 머물렀다 떠나는 곳에서도 추억은 존재하며, 새로운 곳으로 간다고 해서 그 추억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다소 떨어져 있긴 해도 징검다리마냥 우리의 인생을 연결고리로 이어주고 있을 겁니다. 추억으로의 여행만으로도 이런 것이 가능하겠지만, 요즘은 다양한 수단에 의해 그것이 좀더 현실감 있는 형상으로 다가옴을 느낍니다. 각 지역에 일어나는 소식을 빠르게 전달하는 미디어나 실시간으로 상대방의 얼굴을 보면서 대화할 수 있는 이동전화 또한 이런 현실감을 실현시켜 주고 있습니다. 여기에 인터넷은 더욱 더 큰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요즘 우리가 얻는 대부분의 정보는 대형 포털 사이트를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 이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지역의 소식을 한 눈에 볼 수 있고,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 간의 커뮤니티를 형성해 그 지역의 발전을 위해 일조할 수 있는 지역 커뮤니티 사이트는 그리 많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인터넷 '사상클럽'이 문을 연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서로의 추억을 한 곳으로 모아, 징검다리처럼 서로의 따뜻한 가슴을 연결함으로써 사상구를 고향으로 둔 분에게는 향수를 달랠 수 있는 공간으로, 현재 살고 계신 분에게는 상호 교류를 통한 친목 도모와 함께 안락한 휴식처로 자리매김하고자 합니다. 많은 분들이 오셔서 많은 것을 함께 공유하고, 나아가 사상구의 발전에도 미력하나마 일조했으면 합니다. 좀더 많은 사상구를 사랑하는 분들이 모여, '사상 사랑'을 함께 실천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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