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친일 타령인가 김영국  (Homepage) 2020-08-23(일) 19:57:19, 16402

임헌영이 묻고 리영희가 대답하는 형식으로 좌파의 대부 리영희의 삶과 사상을 조명한 대담집 <대화>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존경하는 사람이 누구냐는 물음에 김구와 홍난파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민족문제연구소장으로서  <친일인명사전> 편찬을 주관한 임헌영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토를 단다. “홍난파는 좀.......” 민족적이고 민중적인 서정을 담은 홍난파의 가곡을 평소에 즐겨 불렀다고 하면서 덧붙였다. “홍난파 정도의, 일제 말기 강압에 의해 한두 곡 시국 관련 작곡한 행위를 ‘친일행위’로 단정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리영희를 하늘같이 받들던 임헌영이었지만 그는 끝내 홍난파를 안익태, 서정주 등과 함께 친일 사전에 올렸다. 그렇게 4389명의 인사들이 한 마디 변명도 못 해보고 세 권의 사전에 매장되어 있다. 그 이후에도 수색 작업은 계속되어 그 숫자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광복절 기념식에서 광복회장이라는 작자(정색하고 묻는다. 그렇게 사람이 없는가.)가 느닷없이 친일파청산을 들고 나왔다. 애국가를 친일파의 작품이라고 문제 삼고, 이승만 박정희 백선엽 등의 ‘친일파’ 무덤을 현충원에서 파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이 참석한 기념식의 연설문을 대통령이 몰랐을 리 없다. 여당의 차기 주자를 비롯한 지도부도 동조했다. 파묘법 제정이 진행 중이다. 대체 지금이 어느 땐데 조선조 사화 때나 있었던 부관참시를 다시 불러온단 말인가. 저들은 과거 파는 것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다. 75주년 아닌가. (징한 것들 ㅉㅉ) “보통 집안에서 태어난 우리는 일본이 우리 조국인 줄 알았다. 신사참배하면서 진심으로 일본이 승리하기를 빌었고, 궁성을 요배할 때는 가슴이 울렁거렸고, 미국과 영국은 사람의 탈을 쓴 귀축鬼畜인 줄 알았다. (......) 보통의 소심한 식민지 백성에 불과했던 아버지 세대들은 조선이 독립할 수 있으리라는 걸 감히 상상을 못했고 자식 대라도 갈등 없이 일본화되어 일본 사람과 동등한 삶을 누리길 바랐다.” 작가 박완서의 고백이다. 그는 1931년생이다. 그의 말대로 독립운동가 집안도 아니고 그렇다고 친일파 집안도 아닌 보통 집안에서 보통으로 자란 10대 소녀시절의 자기 생각이고 그 시절 아버지의 생각이다. 이 아버지, 이 딸을 두고 친일파라고 돌을 던지겠는가. 그때를 살아보지도 않고 독립한 나라의 연구실에서 현미경 들이대고 자기들 잣대로 친일파를 가려내어 매도하는 것이 과연 온당한가. 광복회장이라는 작자는 한동안 공화당과 민정당에 몸을 담고 거기서 받은 공천으로 국회의원도 했다. 자기는 ‘생계수단’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럼 친일파 한 분 한 분에게 어떤 사정, 어떤 의도가 있었는지 알아보았는가. 그 시대 보통 사람들은 대략 박완서나 그 아버지 정도의 의식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생계수단으로 경찰공무원이 되고 사관학교를 가듯 그들도 그렇게 경찰이 되고  군인이 되었다. 학교 언론사 회사 공장을 경영하는 사람도 대략 그런 수준이 아니었을까. 일제의 압력이나 회유에 순응하고 학교나 회사를 지키는 것이 개인으로나 민족으로 보아 현명하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밥벌이가 마땅찮은 예술가들은 굶고 있는 가솔들을 위해 일제가 요구하는 시를 쓰고, 작곡을 하고, 연설을 하고, 행사에 참여하기도 했을 것이다. 적어도 김원웅이라는 작자가 처했던 처지보다는 훨씬 더 절박하였을 것이다. 객관적으로 보아 그때 우리가 독립할 가능성이 있었는가. 그렇게 믿은 사람이 얼마나 됐을까. 러일전쟁의 일본 승리는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동양인, 유색인에 대한 고정관념을 일거에 날려버린 일대 사건이었다. 하늘 같은 중국을 한 방에 눕히고 러시아까지 누른 일본을 죽창 든 의병이나 광복군으로 승리할 수 있다고 상상할 수 있었을까. 지식인 중에는 차라리 내선일체에 동조하여 후손들이 좀 더 좋은 조건에서 힘을 기르고 훗날을 기약하는 것이 민족을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한 사람도 있었으리라. 연합군의 승리를 내다보지도 못하고 그때 그렇게 판단하고 행동했다고, 그를 반역자로 몰아세울 수 있는가. “먹고 살려고 입대를 했던 것뿐이다. 현대 사회에는 정보가 넘쳐 많은 것을 보고 비판할 기회가 있다. (......) 힘들고 무서운 시대였다. 잘 먹고 잘 사는 요즘 사람들이 그 시절을 어떻게 알고 감히 나를 평할 수 있는가.” <양철북>으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귄터 그라스의 항변이다. 이차대전 당시 히틀러 친위대에 자원입대하여 복무했다. ‘그 시절을 어떻게 알고’라는 말을 그들은 겸허히 받아들였다. 그리고 그들과 세계는 그와 그의 작품을 사랑하고 존중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어떻게 이다지도 가혹하고 과격하며 또 끈질긴가. 그들이 나라를 팔아먹었는가. 그들은 그저 망국의 식민지 백성일 뿐이었다. 그 딱한 상황에서 자신과 가족이 살아남는 것이 절체절명의 과제였다. 그 가운데서 독립운동하신 분들은 두고두고 추앙해야 한다. 그렇다고 비루하게 연명한 사람들을 그렇게 매도할 수 있는가. 목소리 큰 저들은 스스로 얼마나 떳떳한가. 이승만이 친일세력을 척결하지 않고 그들과 결탁하였다고 무덤을 파내야 한단다. 나라를 세우고 나라를 지키고 나라를 유지하는 데 일제에 때묻지 않은 사람만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 그렇게 군을 창설하고, 그렇게 경찰을 뽑고, 그렇게 관료를 선발했다면 과연 북한군과 싸울 수 있었으며, 해방 직후의 혼란한 사회 질서를 바로잡고,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민주국가를 운영할 수 있었겠는가. 김일성 정권의 초대내각과 군부 등 주요 인사 가운데 16명이 친일파였다. 김일성의 동생 김영주 부주석, 홍명희 부수상, 사법부장 강헌근 등등 거기나 여기나 어쩔 수 없는 현실이었다. 그걸 저들은 이쪽만 보고 저쪽은 애써 보지 않는다. 그렇게 세운 대한민국과 저렇게 세운 북한이 지금 우리 눈앞에 있지 아니한가. 그래도 ‘백두혈통’ 3대가 세습통치하고 있는 저쪽에 정통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싶은 건가. 을사 경술에 우리가 당한 것은 반일 감정이 없어서가 아니다. 힘이 없었기 때문이다. 한일협정 당시 한일의 경제력은 1:29였다. 지금은 1;3이다. 무서운 속도로 추격하고 있지 않은가. 이 걸음으로 가면 추월도 눈앞에 있지 아니한가. 그러고 보면 산업화를 주도한 보수 세력은 토칙왜구 친일파가  아니고 극일파다. 그리고 과거사에 매달려 대한민국을 부정하고 국력을 다까먹으며 역주행하고 있는 저들은 일본이 이 땅에 심어놓은 토착 X맨이다.   아마도 저들은 악덕 곰탕집의 후손들인가 보다. 우려먹는 선수들이다. 데모 몇 번 한 경력 하나로 평생을 우려먹고 살면서, 건수만 있으면 열 번 스무 번이고 우려먹는다. 멈출 줄을 모른다. 국민이 알아채야 한다. 색깔만 뿌열 뿐 진국이 아님을 알아채야 한다. 다시는 헛짓 헛소리헛 수작으로 재미 못 보도록 국민이 깨어있어야 한다. 깨어있는 국민이라야 산다. 깨어있는 국민이라야 나라f를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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