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강열우  (Homepage) 2008-12-14(일) 07:52:33, 122520

문득 춤이 추고 싶어졌다. 2002년 6월이었다. 사랑하는 제자들과 15박16일 동안 동해안을 따라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탭댄스로 춤을 추면서 갔다. 이름하여 '통일로 가는 발소리 대장정'. 탭슈즈 몇 켤레와 앰프, 스피커를 실은 차량 한 대, 그리고 지인들로부터 받은 노잣돈, 춤추고 싶은 열정 하나 만으로 똘똘 뭉친 게릴라 전위대였다. 장맛비를 뚫고 나가면 작열하는 태양이 머리 위로 엄습해 오고 지칠만하면 그늘이 우리들을 반겨줬다. 길을 지나다 "지금 뭐 하는 건교?"하고 물으시던 아주머니들은 시원한 수박화채를 내놓았다.   피로에 무릎을 꿇고 자고 일어나 누군가가 발전기를 돌리면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춤추곤 했다. 물안개가 마치 산등성이처럼 크게 일어나 우리들을 맞이하는가 했더니 벌써 목적지에 도착했다. 구멍이 난 슈즈, 근육통 투성이인 몸들, 하지만 누구 한 명도 찌푸리지 않았다. '통일로 가는 발소리 대장정'의 대단원은 그렇게 끝이 났다. 하지만 6년이 지난 이 시간에도 그 순간을 잊지 못한다. 신윤복은 그렇게 말했다. '그림을 그리는 것은 그리워 하기 때문'이라고. 오늘도 허전한 마음 한편에는 또 다른 그리움이 남는다.

최재성		잘 지내시지요? 가끔 메신저로 안부를 전하다 좋은글 대하고 먼저 인사 드립니다.	2008-12-15 13:29:33

로그인을 하셔야 코멘트(덧글)을 쓰실 수 있습니다.

이전글 :	사춘기
다음글 :	다음글이 없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