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오기 전에 임규동  (Homepage) 2013-11-08(금) 07:50:51, 3243

얘야, 겨울이 오기 전에 우리 몇 장의 편지를 쓰자. 찬물에 머리를 감고 겨울을 나는 법을 이야기 하자. 가난한 시인의 새벽노래 하나쯤 떠올리고 눅눅한 가슴에 꽃씨를 심자. 이제 숨을 좀 돌리고 다시 생각해 보자. 큰 것만을 그리느라 소중한 작은 것들을 잃어온 건 아닌지. 길은 길과 이어져 서로 만나고 작은 것들의 바로 곁에 큰 것이 서 있는데 우린 바보같이 먼 데만 바라봤어. 사람 하나를 만나는 일이 바로 온 세상을 만나는 일인데 조그만 나무 한 그루가 온 우주를 떠받치고 있는데 우린 참 멍청했어. 얘야, 오늘은 우리 그리운 사람들에게 편지를 쓰자. 겨울이 오기 전에... - 백창우의 <겨울이 오기 전에>중에서 - ~~~~~~~~~~~~~~~~~~~~~~~~~~~~~~~~~~~~~~~~~~~~~~~~~~~~~~~~~~~~~~~~ 어제는 절기상 겨울이 시작된다고 하는 입동(立冬)이었습니다. 태화강 중류 베리끝 인근 강물에서 일교차로 생겨난 물안개가 작은 섬들 사에에서 피어 오르고 있습니다. 몽환적인 분위기가 겨울 시작을 실감나게 합니다. 그렇게 뜨겁던 여름도 지나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겨울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아침운동길에 입고나가는 옷들이 슬금슬금 두터워지는거 보면 계절을 실감합니다. 오늘은 겨울의 문턱에서 그리운 시절, 그리운 얼굴을 떠올려보며 한 통의 편지가 안되면 한 줄의 메세지라도 전하며 소중한 추억에 잠겨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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