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ieu! BIS-WIST 송성수  (Homepage) 2012-02-21(화) 10:45:45, 3583

부산․울산․경남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에서 발간한 소식지 고별호에 실린 글입니다. -------------------------- 나는 2007년부터 부산․울산․경남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BIS-WIST)와 공식적인 인연을 맺었다. 처음에는 자문위원을 맡았고, 2010년부터는 운영위원으로 일했다. 벌써 5년이 되었다고 하니 세월이 유수와 같다는 말을 실감한다. BIS-WIST에 처음 관여할 때에는 제법 쑥스러웠다. 위원회의 참석자들은 거의 모두 여성이었고, 남성은 1-2명 정도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특별히 내가 페미니스트도 아닌데, 뭔가 어울리지 않은 옷을 입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지금도 그런 생각이 완전히 없어지진 않았지만, 많이 수그러든 것은 사실이다. 참여하신 위원님들이 모두 따뜻하게 대해 주셨고, 모두들 알뜰살뜰하게 BIS-WIST의 살림을 꾸려 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별히 센터장이신 김정선 교수님과 사무국장이신 박혜영 박사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그 동안 BIS-WIST를 매개로 많지는 않지만 몇몇 임무(?)를 수행하기도 했다. 별다른 것이 아니라 회의에 참석하고 간혹 강연도 하고 몇몇 행사에 참석하는 일이었다. 그 중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작년에 있었던 CEO/CTO 서포터즈 교류회와 올해에 있었던 융합워크숍이다. CEO/CTO 서포터즈 교류회는 BIS-WIST가 2006년부터 해 온 행사인데, 나는 2010년에야 직접 참여한 지각생이다. 그 때 나는 두 가지에 놀랐다. 부산 지역에도 유능하고 멋있는 여성 CEO들이 많다는 점과 참여한 여학생들의 눈빛이 매우 초롱초롱했다는 점이다. 나는 두 분의 CEO를 모셔 왔는데, 그 중의 한 분은 즉석에서 채용의 기회를 제공하는 대담함도 발휘했다. 2011년 10월과 11월에 있었던 융합워크숍은 “여성, 융합으로 시대와 소통하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BIS-WIST와 부산대 여성연구소가 주최한 행사다. 10월에는 전문가워크숍이 있었는데, 자연과학, 공학, 사회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여성 교수님들과 박사님들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가까이서 느껴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11월에는 멘토링을 실시했던 세 팀의 교류와 함께 전문가들과 학생들이 참여한 워크숍이 이루어졌다. 멘토링에는 자연대 1팀, 공대 1팀, 과학기술학 1팀이 참여했는데, 대학원 연구실 혹은 실험실 사이에 교류가 많아져야겠다는 점을 실감할 수 있었다. 내 주변의 학생들이 똑똑하다는 것도 처음 깨달았다.   2011년 1월에는 WISE, WIST, WIE, WATCH가 합쳐져 WISET 체제가 출범했다. 그런데 출범만 했을 뿐 1년이 다되도록 별다른 기약이 없다. 그 동안 어느 조직보다도 열심히 일해 온 BIS-WIST의 장래가 불투명하다는 데 할 말이 없다. 아직도 군사정권 시절과 마찬가지로 준비되지 않은 정책을 너무 쉽게 집행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이왕 이렇게 되었으니, 여성과학기술인의 모든 생애주기에 걸쳐 체계적으로 지원하겠다는 통합 당시의 취지를 잘 살려가길 바란다. 그래도 그렇지, 여성과학기술인 지원정책과 같이 걸음마 단계에 있는 정책에서는 모범사례를 우대해 주는 것이 정책의 ABC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돌이켜보면, 내가 BIS-WIST에 참여하게 된 것은 세상의 많은 주변인들이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듯싶다. 사실상 나 스스로가 과학기술사 혹은 과학기술정책과 같은 주변적 학문을 하고 있다. 내가 여성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고, 우리 사회에서 여성이 오랫동안 주변적 지위를 차지해 왔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특히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더 그렇다. 그러나 요즘은 주변이 뜨는 시대다. 인류의 역사가 말해 주듯이, 새로운 변화는 주변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그림> 2011년 융합워크숍의 일환으로 멘토링에 참여한 과학기술학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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