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를 따면서 최영도  (Homepage) 2015-11-17(화) 10:42:35, 6445

지난 주말 얼음골 옛길농장에 사과 수확 일손돕기를 다녀왔다. 몇 년째 계속 해 오고 있는 일인데,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언제나 주인님의 간단한 시범과 더불어 주의사항을 듣게 된다. 사과나무는 장미과라 가시처럼 날카로운 가지가 있습니다. 사과라는 목표만 주시하며 얼른 따겠다는 욕심을 부리다간 가시에 눈이 찔리기도 하고, 얼굴에 상처가 날 수도 있으니 사과만 바라보지 말고 주변 가지도 신경쓰면서 천천히 따시기 바랍니다. 사과를 따다가 바닥에 떨어뜨렸을 경우 흠집이 눈에 띄지 않더라도 박스에 넣지 말고 바닥에 그대로 두시기 바랍니다. 작업 상자를 빨리 채우려는 욕심 때문에 그런 사과를 넣게 되면 안으로 생긴 흠집이 주변 사과까지 썩게 만들어 우리 농장 신뢰도를 떨어뜨리게 될 수도 있습니다. 채집주머니에 따모은 사과를 상자로 옮길 때는 빨리 채우려고 한꺼번에 쏟아붓지 말고 하나씩 하나씩 손으로 옮겨 담아주세요. 작업 상자에 사과를 채울 때는 손잡이 이상 사과가 올라오지 않도록 항상 부족한 듯 채워주십시오. 가득 넘치게 쌓고 싶은 욕심때문에 가득 가득 사과를 채우게 되면 일이 끝날 저녁 때 쯤 상자를 포개어 옮기다 보면 손잡이 위로 올라온 사과들이 상자에 치여 상품이 되지 못하는 사과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주의사항이 ‘마음을 비우라!’ 는 말이었다. 사과나무한테서 ‘욕심을 내려놓고 살아라!’는 아삭한 삶을 배우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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