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신술 최영도  (Homepage) 2018-12-31(월) 17:19:51, 5193

2018년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딘 지 약 40년, 2018년 이 한 해 동안은 우연한 계기로 그동안 내가 경험해 보지 못했던 건축에 관심을 쏟아야만 하는 상황이 주어졌다. 막연하게 생각하고 일을 벌려보니 건물을 짓는 일은 그동안 내가 접하면서 살아온 일들과는 전혀 다른 정말 종합적인 예술이었다. 내가 구상하고 있는 생각을 전문가에게 전달하고, 그 생각을 구체화 시켜 종이에 옮겨 담아내고 객관화시킨 설계를 바탕으로 건물을 만들어 내는 일이었다. 나의 구상을 현실로 만드는데 있어서 길목을 막고 서있는 법적 규제는 없는지? 그 비용은 얼마나 필요하며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 그리고 수많은 건축가들을 만나 조언을 구해보았지만 그의 말에 대한 진위를 구분할 수 있는 기초 지식도 갖추지 못한 상태라 어떤 사람을 믿고 일을 맡길 것인지? 믿고 맡긴 일이 본래의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인지? 아닌지?....... 어느 것 하나 스스로 알고 있는 내용이 없었다. 내 자신의 무능함을 뼈저리게 느끼는 시간의 연속이었다. 그렇다고 지금부터 공부하여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시간이나 여건도 아니다. 온갖 필요한 일들이 나의 머리 속에서 헝클어져 떠 돌아다녔다. 저 헝클어진 생각들의 실타래에서 실을 뽑아 쓰기 위해서는 한 가닥 한 가닥의 생각들을 종이에 적어보는 작업이 필요할 것 같았다. 가장 많이 적게 된 단어가 돈이었다. 그러나 돈은 어디서 갑자기 생겨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 이 실타래를 정리해 줄 사람들을 적어보기 시작했다. 금융계, 법조계, 세무회계, 건축계, 설계전문가, 인테리어 전문가, 건물임대업자, 전기기술자, 전자통신...... 나의 무능함을 메꿔 줄 친구들과 지인들을 떠올리며 한 사람 한 사람 접촉하였다. 이런 인간의 유한함과 나약함 때문에 사람들은 전지전능하신 무한한 신을 찾게 되는구나! 손오공은 머리털을 뽑아 분신을 만들어 자신의 유한함을 채워 나갔었구나!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은 돈으로 사람을 고용하여 자신이 일일이 하지 못하는 자신의 일을 그에게 맡기는 것이었구나! 과학의 발전이나 산업의 혁명들은 인간의 유한함을 채워주기 위한 상상력의 발현이구나! 그러나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손오공 같이 도술을 부려서 메꿀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누구를 고용하여 일을 맡길 재력도 없다. 단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나의 부족함을 자기 일처럼 챙겨줄 수 있는 내 주변 사람을 찾아내는 일밖에 없었다! 나의 친구들과 지인들을 나의 분신으로 모셔 와서 이 실타래를 풀어내는데 도움을 구했다. 지난 한 해 동안 서울에서 밤잠을 설쳐가며 부산 현장까지 수십 번을 달려 내려와 준 건축 전문가, 건설시공전문가, 아는 것이 없기 때문에 상상이 자유로운 내 생각에 일일이 답해 준 설계전문가, 일을 진행하다가 경제적인 어려움에 봉착하게 되면 내가 대안을 마련해줄테니 추진해 보라던 친구의 격려......... 이런 친구들의 헌신적인 도움 덕분에 온천장역 2번 출구 앞에 2079(2번출구) 메디컬센터 (www.2079.me)가 건립되었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큰 힘은 `남의 일을 자기 일처럼 해 줄 수 있는 사람을 곁에 두는 것이다.`라는 교훈을 발견한 한 해였습니다. `남의 일을 내일처럼 받아들이며 살아가자!` 세상에 진 빚을 갚는 심정으로 되새기며 살아가야할 저의 다짐이 되었습니다!

연홍근		친구야! 올해 억수로 수고 많았다.... 그리고 고맙다. 새해에는 바라는 모든일들이 다 이루어지도록 조용히 기도 드릴께. 또한 모든 사람이 건강하고 행복한 한해가 되길 기원한다.	2018-12-31 18: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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