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켓의 중요성! 김준호  (Homepage) 2015-08-03(월) 07:20:50, 3396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있다. 세 살 때 고개가 삐뚤어져 있으면 어른이 되어서도 고개가 삐뚤고 죽어서 비석도 삐뚤게 선다는 말이 있다. 어렸을 때 몸에 밴 습관은 고치기 어렵고 평생을 간다는 뜻이다. 그래서 사회가 요구하는 가치관, 행동양식, 규범 등을 내면화하는 과정인 사회화를 조기에 실시해야한다는 것이다. 특히 인간으로 지켜야할 기초적 질서규범이라 할 수 있는 생활 속의 에티켓이나 윤리, 도덕규범은 어릴 때부터 가정에서 학습되고, 축적해 나가야한다. 얼마 전 업무차 모 초등학교를 방문하였다. 그곳의 교장선생님은 평소에도 선생님들과 아이들의 모범을 보이기 위해 굳은 일도 솔선수범하는 행동을 보여주시는 요즘 보기 드문 교육자이신데 내가 방문한 그날 교장선생님은 학교 현관입구에서 아이들이 버린 껌을 손수 제거하시는 일을 하고 있었다. 몇 명의 학생들이 지나갔는데 나는 아이들이 “교장선생님 수고하신다.” “저희들이 하겠다.”는 인사와 제안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마음으로 지켜보았다. 그런데 인사는커녕 한아이가 발로 바닥에 붙어있는 껌을 가리키면서 “교장선생님, 여기도 있는데요.”라고 하는 행동을 보고 무척 놀랐다. 교장선생님도 당황해하는 모습으로 외부손님인 나에게 보여주지 않아야 할 것을 보여준것같이 씁쓸한 미소를 지어보이면서 묵묵히 아이가 가리킨 껌을 제거한 후 “자신이 부족해서 아이들을 잘 가르치지 못했다.”며 미안해하면서 사과까지 하였다. 필자가 재수학원에서 강의를 할 때 70여명의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는데, 한 여학생이 갑자기 일어나서 앞쪽으로 걸어 나오는데 손에는 휴지를 들고 있었다. 그래서 학생에게 어디 가느냐고 물으니 그냥 화장실 간다고 하면 여학생이기 때문에 더 이상 묻지 않고 허락해 주는 것이 보통인데, 그 여학생은 “똥때리러간다.”는 황당한 말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하는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교실 뒷문도 있는데 굳이 앞문으로 나오면서 다른 학생들의 수업을 방해하는 것도 아무런 미안함을 가지지 않는 행동을 보고 큰 문제라는 인식을 하게 되었다. 두 가지 사례에서 보듯이 우리는 자신이 한 말이나 행동이 타인이나 공동체에 어떤 피해와 영향을 주는지 알지 못하고 너무나 자연스럽게 행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기성세대의 한사람으로서 통렬한 책임감을 느끼고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기초질서는 대부분 일상생활에서 시작되므로 어렸을 때부터 부모의 솔선수범을 따라하는 생활습관이 평생 행동패턴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가정에서 학습되어야 한다. 그런데 오늘날 핵가족화와 맞벌이 부부의 영향으로 가정교육의 기능은 최소화되었다. 그나마 한 두 자녀에 대한 과잉보호 때문에 기초질서를 체득하는데 한계가 있어 보인다. 따라서 생활 속의 에티켓은 물론 인성교육이 상당부분까지도 학교교육이나 사회교육의 몫이 되었다. 우리는 에티켓과 매너를 예의라는 의미로 서로 구분 없이 쓰고 있지만, 매너는 ‘좋다’, ‘나쁘다’로 예의를 질적으로 평가하는 말로 쓰고, 에티켓은 ‘있다’, ‘없다’로 예의의 유무를 말하는 것으로 쓴다. 에티켓은 공공의 의미를 많이 내포하고 있고, 스스로 행동을 단정하게 하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부드럽고 원만하게 하기위해서 하는 공동약속이라 할 수 있다. 에티켓은 상대방의 존중에서부터 시작되는 예의범절이다. 사람이 다른 사람을 존경하게 되면 상대방을 좋아 하게 되고, 상대방을 위해주고 싶은 마음이 우러나는 것이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사람들과의 교제를 즐겁게 하고 자신의 행동을 단정하게 할 수 있는 가르침이 필요한 것이다. 현대의 에티켓은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다, 남에게 호감을 주어야 한다, 남을 존경하는 마음 등 세 가지를 본질로 한다. 이 세 가지 본질을 자라나는 아이들과 청소년들에게 교육시켜 신사도가 넘치는 멋진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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