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가는 것의 필요성 김동희  (Homepage) 2007-09-02(일) 00:14:15, 15086

토요일 4교시 자치활동 시간에, 웃기기 대회를 한 번 해보자고 했다. 문화상품권 석 장을 걸었다. 물리실에서 소음측정기를 빌려, 웃음 소리의 기준을 소음측정기에 나오는 데시벨수치의 최대 값으로 정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자기가 고함을 질러 그 수치를 높게 나오면 어떡하냐는 지적, 소음측정기를 가지고 있는 내가 크게 웃어서 수치가 높게 나오면 어떡하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소음측정기를 가지고 온 김에, 고함 지르기 대회도 한 번 해보자고 한다. 옆 반에 방해되지 않 을까하는 생각도 잠시 스쳐지나갔지만 모든 반 자치활동하는 시간이라 크게 문제될 것 같지는 않았다. 신나게 예닐곱 명의 아이들이 도전하였고, 118.7DB를 기록한 기백이가 1등을 하였다. 웃기기대회를 한다고 하니 나오는 아이들이 없다. 준비를 아무도 안해온 것 같다. 분단별 대표 한 명을 정해서 장기자랑을 하고, 박수소리를 측정하여 시상하기로 했다. 우리 반에 장애학생인 황아무개가 3분단 대표로 앞에 나와 노래를 불렀다. 애국가를 더듬더듬 국어책 읽듯이 노래를 부른다. 주의깊게 듣고 있거나, 앞에서 불러주는 아이가 사랑스럽다. 결 국 황아무개가 가장 많은 박수와 함성을 받아, 1등을 했다. 자치활동을 마치고 학년실에서 1학년 담임선생님과 자장면을 먹었다. 옆 반 선생님께 시끄럽 게 해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런데 어느 선생님께서 선생님들이 나에게 질투를 좀 느낀다는 말씀을 하신다. 가히 듣기 좋은 말은 아니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혼자서만 너무 열심히 인 척 하는 것 같아 다른 선생님께 죄송해진다. 대학 때 즐겨 부른 노래 한 소절이 떠오른다. "너무 빨리 혼자서 앞서가지 마세요~ 그렇게 혼자 가면, 당신도 외로울거예요~" 함께하지 않고, 바로 곁에 있는 사람과 교류하지 않는 것,,, 그 태도의 배경엔 "차가운 자존심"이 똬리를 틀고 앉아 있는 것 같다.

최영도		김선생님, 평소 제가 공교육의 문제점으로 느끼고 있는 점 중의 하나가 바로 이 문제입니다. 왜 더 능력을 갖추신 선생님들이 학생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을까요? `교사들이 너무 늦게 다같이 뒤 서기 시합 중이라 학생들만 외롭게 학원으로 앞서 가버리는 것은 아닐런지요?` 우리 반 애 하나가 없어질까봐 전전긍긍하는 학원 선생님의 관심과 사랑, 그 애가 오던 안오던 내 봉급에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 공교육 선생님의 사랑과 관심, 애 들은 어느 쪽 사람에게서 사랑을 확인할 수 있을까요? 교직 경력이 쌓여갈수록 애를 바라보는 눈보다 주변 선생님들의 시선을 더 신경써야하는 현실이 서글플 때가 있답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교육 현실. 김선생님께서는 충분히 조정하실 수 있는 겸손과 애정을 가지신 분임을 믿고 있습니다. 보고 짚다.	2007-09-02 08:40:13
김동희		최영도 선생님! 근황과 모습을 이곳을 통해 자주 확인할 수 있어 좋습니다 .^^ 주말마다 여러 분들과 함께 이 산, 저 산 누비시는 모습이 멋지세요~~~ "뒤서기 시합" 참, 좋은 표현이네요. "조정"이라는 말이 해답인 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신규발령받은 학교와 두 번째 학교,, 첫 학교는 좀 긴장도 많이 되고, 주변 선생님들도 어리게만 보시는 것 같았는데, 두 번째 학교는 그런 긴장감이 없고, 주변 선생님들도 동등하게 봐 주시고, 대해주셔서 좋습니다. 최영도 선생님 정년하시기 전에, 꼭 한 번 같은 학교에서 다시 만나고 싶습니다만,,, 꿈일 뿐일런지요.. ㅎㅎ	2007-09-02 11:2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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