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해 말씀드립니다 / 엄청 김정식  (Homepage) 2015-10-11(일) 07:19:01, 8152

양해 말씀드립니다   행사장에서 더러 참석자와 약속한 바가 지켜지지 않을 때, 사회자가 “여러분에게 양해 말씀드립니다.”란 말을 하는데, 이는 잘못된 말이다.   ‘양해’의 뜻은 ‘남의 사정을 잘 헤아려 그럴 수도 있겠다고 여겨 줌’이다. 그러니 양해해 ‘주어야’ 할 사람은 손님들이다. 행사를 주관하는 쪽이 양해해 주기를 바라는 사람이므로 ‘양해 말씀을 드린다’고 하는 것은 주객이 뒤바뀐 셈이다.   이 말은 “(손님) 여러분의 양해를 구합니다.(바랍니다)”나 “여러분께서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나 “잠시 사과 말씀드리겠습니다.” 정도로 말하면 될 것이다.   또 상대방에게 어떤 사정을 얘기했을 때 상대방에게서 긍정하거나 이해해 주는 말을 들었을 경우, “그 문제에 대해선 ○○의 양해 말씀이 있었다.”하고 말한다.       엄청   “네가 엄청 잘 했다.”, “엄청 좋다.”, “엄청 비싸다.”, “엄청 모였다.”에서 보듯이 요즈음 청소년들이 ‘엄청’이란 말을 엄청나게 쓰고 있다. 그러나 ‘엄청’은 비표준어로, 바른 말은 ‘엄청나게’이다.   이는 ‘생각보다 훨씬 대단하게’란 뜻으로, ‘엄청나다’란 형용사의 연결형이다. 어느 연속극에서 이 ‘엄청’을 쓴 후부터 “아주머니는 엄청 예쁘시네요.”, “순이도 엄청엄청 예쁘고요.” 이런 말을 유행어처럼 쓰고 있다.      여기에 덩달아 “무지 비싸다.”, “무지 웃겨요.”, “무지무지 잘 났다.” 따위의 말도 많이 쓰는데, 이 ‘무지’란 말도 비표준어로 ‘무지하게’가 바른 말이다. 또 “그 연속극 되게 재미있다.”, “이 수박 되게 맛있다.”에 쓰인 ‘되게’는 ‘몹시, 심하게’로, 정도가 지나치거나 가치가 떨어진 경우에 쓰는 부사다. 따라서 ‘되게 재미 없다.’나 ‘되게 맛이 없다.’처럼 부정 표현에 주로 쓴다.    ‘정도가 심하다.’는 뜻으로 쓰는 부사로는 ‘꽤, 무척, 아주, 몹시, 썩, 매우, 대단히, 훨씬’ 등 많은 낱말이 있으니, 상황에 따라 알맞은 말을 골라 다양하게 표현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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