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기 짝이 없다 / 희귀병(稀貴病) 김정식  (Homepage) 2016-04-15(금) 06:49:33, 7303

～하기 짝이 없다   “네가 합격했다니 기쁘기 짝이 없다.”, “어린 아이가 병든 할머니를 간호한다니 대견하기 짝이 없다.” 따위의 표현을 더러 쓰고 있는데, 이들은 ‘기쁘기 한량 없다, 참으로 대견하다, 매우 기특하다’ 들로 고쳐 쓸 말이다.      우리가 쓰는 말에는 뜻에 따라 호응되는 말이 있으며, 예부터 써 오던 관습이 규칙처럼 된 것도 많다. ‘～하기 짝이 없다’는 ‘다른 어디에다 비할 바 없이 대단하거나 심하다.’는 뜻으로, ‘어리석기 짝이 없다’, ‘싱겁기가 짝이 없는 사람’ 따위로 쓰는 말이다.      이처럼 이 말은 좋은 경우에는 쓰지 않고, ‘슬프기～, 억울～, 불안～, 서운～, 허무～, 섭섭～, 부질없기～.’ 같은 좋지 않은 경우에 어울리는 말이다.        희귀병(稀貴病)      “그 집 딸은 무슨 병이래?”   “아직 의학계에서도 잘 모르는 희귀병이라는군, 그러니 고칠 재간이 있겠어요?”     이 대화에 나오는 희귀병은 아주 몹쓸 병을 일컫는다.        그런데 ‘희귀(稀貴)’란 말은 ‘드물어서 매우 진귀(珍貴)함’이라 하였다. 썩 드물어 보배처럼 귀한 것을 말한다. 옛날 지폐나 골동품, 드물어 보배같은 책이 희귀한 것이다.   희귀한 식물이나 희귀한 동물은 있을 수 있어도 ‘드물어 보배같이 귀한 병’이 있을 수 있는가. 그냥 ‘드문 병’이나 ‘썩 드문 병’이라 일컬으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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