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버님 출근시켜 드리고 김정식  (Homepage) 2009-06-10(수) 09:16:06, 3159

“새댁, 아침부터 새 차로 드라이브했어요?”   “아니, 시아버님 출근시켜 드리고 오는 길이어요.”   이웃 아낙네들의 대화다. 오래 전 라디오 방송의 어느 주부 일기장에서도 이런 표현이 있었다. 아침마다 시아버님 출근길을 자기 차로 모셔다 드리는 효성스런 며느리였다.   그러나 ‘시아버지 출근시켜 드리고….’는 아무래도 불손스럽다. ‘드리고’는 좋으나, ‘출근시켜’는 최대 존대어를 써야 할 시부모의 행동거지를 ‘시키는’ 며느리란 있을 수 없다. ‘어른께 진지상을 차려 드리고’를 ‘시아버지 식사시켜 드리고’ 라고 말할 순 없다. 마땅히 ‘시아버님 출근길 모셔다 드리고….’로 고쳐 써야 한다.      그런가 하면, 필요 없는 존대어 남용도 듣기 거북하다. “생강 두 개를 끓인 물을 잡수시고, 오미자차를 연달아 드시면 효과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런 말투는 텔레비전의 요리 강습이나 민간 조약 소개 장면에서 더러 듣는 표현이다. 특정인의 동작을 가리킨 말도 아닌, 극히 일반적인 행동 설명이니 ‘생강 끓인 물을 마신 다음, 오미자차를 먹으면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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