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과 ‘중임’ 김정식  (Homepage) 2009-06-17(수) 07:08:39, 3361

‘연임’과 ‘중임’      회장을 ‘연임하다’가 맞는가, ‘중임하다’가 맞는가 하고 입씨름을 하는 경우를 더러 본다. 이들 낱말은 둘 다 어떤 직위에 거듭 임명될 때 쓰는 말이므로, 자주 혼동이 되고 있다.      ‘연임’은 ‘정해진 임기를 마친 후에 다시 거듭하여 그 임기의 직을 맡는다.’는 뜻으로, “현행 헌법은 대통령의 연임을 금하고 있다.”, “그 분은 회장을 연임했다.” 들로 쓴다.      이에 비해 ‘중임’은 ‘먼저 근무하던 직위에 거듭 임명되다.’란 뜻으로, “이번 개각에서 외무부 장관은 중임되었다.”하고 쓴다. 더 분명히 구분하면 임기가 정해진 자리에는 ‘연임’을 쓰고, 임기가 정해져 있지 않은 자리는 ‘중임’을 쓰면 된다.   ‘중임(重任)’은 또 ‘중대한 임무’란 뜻이 있어, “그는 중임을 띠고 남극으로 갔다.” 들로 쓴다.    ‘연기’와 ‘연장’      ‘연기(延期)’와 ‘연장(延長)’을 더러 혼동해 쓰는 경우가 있다. 사정이 있어 공연 날짜를 뒤로 미룬 경우에는 “공연을 연기했다.”를 쓰고, 정한 시간보다 더 오래 공연했을 때는 “공연을 연장했다.”라고 써야 옳다.      ‘연기’는 “약속을 연기하다.”, “결혼식을 연기하다.”, “군 입대 연기 신청”, “보상금 지급 연기” 들에서 보듯이 ‘정한 때를 뒤로 물린다.’는 뜻으로 쓴다.      이에 비해 ‘연장’은 “근무 시간을 연장했다.”, “방학을 연장했다.”, “빨랫줄을 연장했다.” 따위처럼 ‘시간이나 물건의 길이 따위를 늘이어 길게 하다.’란 뜻으로 ‘단축’의 상대어가 된다.   또, “여행도 수업의 연장이다.”에선 어떤 일의 계속을 뜻하고, “연장 11회에서 승부가 났다.”는 예정한 횟수에 추가하는 것을 뜻하며, “우리 나라 철길의 연장은 몇 킬로미터일까?”란 말에선 ‘여러 선의 길이를 연결했다고 생각할 때 그 전체의 길이’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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