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육신 / 수고 김정식  (Homepage) 2010-07-13(화) 06:25:39, 3290

사육신(死六臣)   ‘六’은 단어에 따라 ‘륙, 육, 유, 뉴’의 네 가지 표기로 나타난다.   ‘한자어에서는 본음으로도 나고 속음으로도 나는 것은 각각 그 소리에 따라 적는다.’란 한글 맞춤법(52항) 규정에 따라, ‘오륙십(五六十)’의 ‘륙’은 본음으로, ‘오뉴월(五六月)’과 ‘유월(六月)’의 ‘뉴’와 ‘유’는 속음으로 쓰인 예다. ‘육일(六日)’, ‘육학년(六學年)’의 경우는 물론 두음 법칙에 따라 ‘육’으로 쓴 것이다.      그런데 단종의 복위를 꾀하다 죽은 ‘사육신(死六臣)’은 ‘육’으로 적고, 책의 크기를 말하는 ‘사륙판(四六版)’은 ‘륙’으로 적는데, 이는 낱말의 구조적 차이에서 오는 표기로 주의해야 할 점이다.   ‘사육신(死六臣)’은 ‘여섯 신하’란 ‘육신’에 접두사 성격을 띤 ‘사(死)’가 붙은, 곧 ‘사-육신’으로 된 말이기에 ‘육’으로 적는데, 이는 ‘逆利用’을 ‘역리용’이 아닌 ‘역이용’으로, ‘年利率’을 ‘연리율’이 아닌 ‘연이율’로 적는 것과 같다.   이에 대해 ‘사륙판(四六版)’은 가로 세로의 비율을 뜻하는 ‘사륙’에 책을 뜻하는 ‘판’이 붙어 ‘사륙-판’으로 된 말이기에 ‘륙’으로 적는데, 이는 대여섯이란 ‘오륙’에 섬을 뜻하는 ‘도(島)’가 붙어 이루어진 ‘五六-島’를 ‘오륙도’로 적는 것과 같다.    수고   ‘수고’를 더러 ‘手苦’로 쓰나, 이는 ‘생각’을 ‘生覺’으로, ‘광대’를 ‘廣大’로 적는 것과 같은 잘못된 한자의 취음(取音) 표기다.   국어 사전에도 한자는 밝혀져 있지 않으나, 굳이 한자로 적으려면 ‘受苦’로 쓸 수 있겠다.『월인석보(月印釋譜)』등의 옛 문헌에도 ‘受苦’로 나올 뿐더러, ‘힘을 들이고 애를 씀.’이란 뜻으로 보아도 ‘손의 괴로움’이 아닌 ‘괴로움을 받음’에 가깝기 때문이다.(최근에 나온 몇몇 사전에는 ‘受苦’로 나오고 있음)        그런데 이 말은 조심해서 써야 할 말로, 어른에게 ‘수고하셨습니다’는 쓸 수 있으나, ‘수고하세요’는 안 된다. 어른에게 ‘고생을 하라’는 명령형의 말은 예의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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