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리다’와 ‘끼치다’ / ‘때문’과 ‘덕분’ 김정식  (Homepage) 2011-05-25(수) 05:46:48, 6702

‘드리다’와 ‘끼치다’   공사장 근처 알림판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통행에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하는 말은 ‘불편을 끼쳐’로 바로잡아야 한다. ‘불편’은 드리는 것이 아니라 끼치는 것이기 때문이다.   ‘끼치다’는 ‘남에게 괴로움을 주다.’란 뜻으로, “폐를 끼치다.”, “수고를 끼치다.”, “화를 끼치다.” 들로 쓴다.                          이에 대해 ‘드리다’는 “선생님께 인사를 드렸다.”, “할머님께 드린 선물”처럼 윗사람을 대상으로 행동할 때나 물건을 준다는 뜻으로 쓰는 말이다. 그러므로 ‘불편, 걱정, 심려’ 따위를 윗사람에게 쓰는 ‘드린다’에 연결해 쓰면 예절에 벗어난다.      어떤 이는 이 두 말을 겹쳐서 ‘심려를 끼쳐 드려서…’, ‘줄곧 걱정만 끼쳐 드리는 결과를…’과 같은 표현을 쓰는데, 여기에서도 ‘드리다’는 빼어 버리고 ‘심려를 끼쳐서’, ‘걱정만 끼치는’으로 고쳐 써야 한다.        ‘때문’과 ‘덕분’      “이번 축구 시합에 이겼다지, 다 철수 때문에 이긴 거야.” 여기에 쓰인 ‘때문에’는 의미로 보아 ‘덕분에’로 바꿔 쓰는 게 옳다.   ‘때문에’란 말은 어떤 명사 바로 뒤에 이어서 나올 때는 앞의 그 명사로 인해서 좋지 않은 결과가 왔다거나, 어려움을 겪게 될 때 쓴다. ‘가뭄 때문에 농작물이 말라 죽어 간다.’, ‘일 때문에 쉴 틈이 없다.’처럼 부정적인 의미에 주로 사용된다.   이와는 달리 앞의 명사로 인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거나, 고마움을 표현하게 될 때는 ‘덕분에’란 말을 쓴다. ‘철수 덕분에 이긴 거야.’, ‘성원해 주신 덕분에 당선되었습니다.’   그런데 ‘때문에’도 ‘철수가 잘 뛰었기 때문에 이긴 거야.’, ‘공부를 열심히 했기 때문에 합격했다.’처럼 용언 뒤에 ‘-기 때문에’의 형태로 쓰일 때는 좋은 결과에 써도 어색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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