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이 이야기 - 다도행사 김민서  (Homepage) 2010-02-12(금) 12:33:42, 8181

며칠 전 어린 아들에게 차를 대접받았습니다. 민이 유치원에서는 7세들에게 다도교육과 전통예절교육을 하고 있는데 졸업 무렵이 되면 부모님을 모시고 그동안 배운 다도를 선보이는 행사를 합니다. 예쁘게 한복을 입고 부모님 앞에 선 모습들이 의젓하기 그지 없습니다. 큰절로서 인사를 하고 앉아서 차 다리는 일을 시작합니다. 다도선생님의 신호에 맞추어 다포를 걷고 뜨거운 물로 숙우와 다관과 찻잔을 예열하고 차를 넣어 다리기 시작합니다.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차가 우러나는 동안 그 작은 입들을 모아 한시도 한수 읊습니다. 제법입니다. 그리고는 차례로 두번에 나누어 차를 잔에 따라 줍니다. 차가 좋은건지 어린 아들에게서 대접받는 거라서인지 유독 차맛이 좋습니다. 어디선가 훌쩍이는 소리가 들립니다. 대견하고 자랑스런 마음은 다들 같을 것입니다. 김민서도 눈물 방울이 떨어지지 않도록 눈가에 잔뜩 힘을 줍니다. 차를 마시는 동안 다담을 나누고 다식도 먹고 원장 선생님이 읊으시는 한시도 몇 수 듣습니다. 다도란 것이 형식에 얽매이기 쉬운 것이긴 하지만 웬지 마음이 단정해집니다. 재탕을 할 때는 자리를 바꾸어 엄마들이 직접 다도를 경험해 보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참 난처할 뻔 했으나 다행히 전에 다도를 배운 적이 있어서 민망한 상황은 모면합니다. 정갈하고 조용한 분위기에서 이루어진 행사는 참으로 마음을 흐뭇하게 했습니다. 이제 얼마 후면 졸업을 하는군요. 3년 동안 재미있게, 열심히 유치원에 다녀주어 민이가 고맙습니다.

로그인을 하셔야 코멘트(덧글)을 쓰실 수 있습니다.

이전글 :	내일의 기억 - 오기와라 히로시
다음글 :	H.서류 - 이스마엘 카다레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