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이 이야기 - 다시 글쓰기 김민서  (Homepage) 2010-03-17(수) 15:35:44, 8273

민이는 또래 아이들에 비해 언어능력이 떨어지는 것 같아서 그게 늘 걱정이었는데 요즘 말솜씨 느는 거보면 감격스럽기조차 합니다.   겨우 세살에 말도 제대로 못하는  녀석이 한글을 혼자 깨치는 걸 보고 놀랍기도 하고 엄마가 책을 못읽어줄 텐데 혼자 잘 읽겠구나 싶어 안심도 되었는데 그게 오히려 독이 되었던지 민이는 책읽기를 아주 싫어하는 아이가 되었습니다. 엄마가 재미있게 읽어주는 책을 듣고 자랄 나이에 알아서 읽으라고 던져주는 책에 흥미를 가질리가 없었겠지요. 제가 정말 민이에게 미안해 하는 부분입니다. 한때는 민이가 요구하는 것이 있을 때 책 한권 읽으면 해 준다는 식으로 억지로라도 읽히곤 했는데 독서를 대가성으로 해서는 안되겠다 싶어 지금은 억지로 읽히지는 않고 있습니다. 앞으로 주말에 도서관엘 데리고 다니면서 스스로 흥미있는 책을 골라보게 할 생각인데 나들이가 자유롭지 않은 저로서는 그것도 쉬운 일은 아닐 것 같습니다.   텔레비전도 거의 안보고 자라서 말도 느리고 문장이해력도 낮았는데 요즘 재잘거리는 거 보면 가관일 때가 많습니다. 학교가서 아이들에게 듣는 것도 있고 재미를 들이기 시작한 텔레비전의 영향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점은 좀 주의해서 경계를 시켜야 할 것 같네요. 말이 좀 통한다 싶으니까 예전에 아이들 가르치던 버릇이 슬슬 나오는지 오늘 민이에게 글쓰기를 시켜보았습니다. 글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다음에 쓰고 싶은대로 마음대로 써보라고 했더니 아래와 같은 글이 나왔네요. 창의력은 없지만 글쓰기를 막 시작한 것 치고는 기대 이상입니다. 아무렇게나 쓰고 싶은대로 쓰면서 재미만 붙이면 된다 싶어 철자법이나 문법에 어긋난 표현 같은 것은 지적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민이의 두번째 글쓰기 작품을 소개합니다. ----------------      봄 봄에는 벚꽃하고 개나리하고 민들레  피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꽃밭에 놀러가요. 날씨는 따뜻하고요, 나비가 훨훨 날아가요. 겨울잠을 자는 뱀, 곰, 박쥐가 잠을 깨고 일어나요. 나뭇잎이 쪼금씩 피어요. 따뜻해서 놀이터도 갑니다. 입학식도 해요. 봄에는 내 생일이 있어서 좋아요.

연홍근		^^ 글을 너무 잘 짓는아이 같군요. 대단해요. 칭찬해주세요.	2010-03-17 17:5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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