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만능세포로 본 과학자 윤리 송성수  (Homepage) 2014-04-11(금) 16:40:32, 3534

만능세포로 본 과학자 윤리 연구부정은 과학발전의 저해 요인이 되기도 올해 1월, 일본에서 한 여성 과학자가 개발한 ‘만능 세포’ 때문에 과학계는 흥분의 도가니가 되었다. 일반 세포를 약산성 용액에 담그는 정도의 간단한 조작으로 모든 장기로 변화 가능하다는 점에서 만능세포는 ‘생물학 상식을 뒤집는 대발견’이라는 칭송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언론에서는 이 연구를 주도한 연구자를 ‘노벨상 후보 1순위’로 꼽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그 떠들썩한 분위기는 어디로 가고 싸늘함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만능세포 연구자인 오보카타 박사가 변조 및 날조한 이미지를 논문에 사용했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대중들에게 단순히 연구 부정만으로 끝나지는 않았다. 과학자 윤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런데 과학의 역사를 보자면 이런 연구 부정은 계속 있어왔다. 뉴턴도 멘델도 연구부정을 저지르기도 뉴턴도 실험자료 조작자였다. 초기 값들을 계속해서 바꾸어 자신이 생각하는 값이 나올 수 있도록 바꿨다. 이를테면 적도의 기울기라든가 지구의 밀도와 같은 계산변수를 자꾸 바꾸어 끝내는 자신의 이론값과 관찰 값이 서로 일치하도록 맞추었다. 만유인력의 법칙 증명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했다. 하지만 워낙 빼어난 수리적 능력 때문에 동시대에 누구도 알아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이를 밝혀내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유전학의 창시자인 멘델도 데이터를 조작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실험 데이터가 지나치게 정확해서이다. 교배실험에서 적절한 실수를 했다면 교배 결과로 얻어진 순종과 잡종이 ‘201 대 399’라는 거의 완벽한 비율로 나타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이 “멘델이 자신의 이론과 부합되지 않는 실험 결과를 무시하거나 조작했을 것”이라고 보는 이유이다. 물론 그들의 이론은 증명됐지만 실험방법은 아직도 인정받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사실 과학자들의 연구 부정에는 ‘위조, 변조, 표절’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위조는 존재하지 않은 데이터나 연구결과를 인위적으로 만들어 기록하고 보고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뉴턴의 존재하지 않는 데이터를 조작해 만든 것이 이에 해당될 수 있다.변조는 멘델처럼 데이터나 연구결과를 바꾸거나 삭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연구와 관련된 재료, 장비, 공정 등을 허위로 조작하는 것도 변조에 해당된다. 표절은 우리가 알고 있는 그대로이다.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나, 연구 과정, 결과 등을 적절한 인용이나 출처 밝힘 없이 도용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인 경우에는 ‘부당한 저자 표시, 제보를 방해하거나 제보자 위해를 가하는 행위’ 등도 연구부정으로 간주하고 있다. 다른 나라에 비해 조금 더 포괄적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는 연구윤리 지침 가이드라인을 만들 당시 조사를 해보니 이런 부분도 만연해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 허위 연구로 문제가 됐던 세계적인 사례로는 1997년 독일의 ‘헤르만과 브라흐’ 사건을 들 수 있다. 연인이자 공동연구자였던 그들은 유전자 치료와 암 연구에 두각을 나타내던 분자생물학자들이었다. 1990년대 초만 그들은 연구 데이터를 조작하며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이 분야에 유명인사가 됐다. 그러나 내부에 소속된 다른 연구원의 제보로 그들의 연구가 조작됐다는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2002년 벨연구소의 얀 헨드릭 쇤 사건도 최근 벌어진 연구부정 중 놀라운 예이다. 쇤은 벨연구소에서 ‘분자 규모의 유기물 트랜지스터’를 개발하였다고 보고했는데, 이는 전자공학, 나노공학, 재료공학 등 기초과학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에 걸친 혁신을 예고하는 연구결과여서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온도가 상이한 조건에서 실시한 두 실험이 정확히 같은 노이즈를 갖고 있다는 점 때문에 의심을 사기 시작했다. 게다가 서로 다른 실험을 수행하였다고 하는 논문들에게서도 동일한 결과를 나타내는 그래프가 발견되면서 연구부정이 드러났다. 지나친 경쟁이 원인 그렇다면 왜 과학자들은 실험 결과를 조작하는 등 부정의 유혹에 빠지는 것일까. <연구윤리란 무엇인가>의 저자인 부산대 물리교육과 송성수 교수는 “연구 환경이 가시적 성과 중심의 경쟁적 환경으로 변화했기 때문”이라는 답을 내놓았다. 과학자에게 연구업적은 평판으로 이어지고 다음 연구 과제를 수주할 수 있는 바탕이 된다. 솔직히 연구자들이 자신의 연구를 둘러싼 여러 논점들을 공론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타인에게 과학성을 입증 받는 것, 즉 객관성을 확인 받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공론화 과정이 길어지면 연구비를 지속적으로 수혜받기가 어려워진다. 또한 다른 과학자들과 비슷한 연구를 하는 경우, 경쟁이 뒤처지게 되면 연구물에 대한 선점효과도 사라지게 된다. 송 교수는 “과학이 지나치게 결과중심으로 평가받기 때문에 과학자들의 공론화를 회피하고 결과물 발표에 급급하게 되면서 연구부정을 저지르게 되는 것”이라면서 “연구 부정을 저지르는 과학자들이 의외로 각 분야에서 유명한 사람들이자 과학의 최전선에 있는 인물들인 것도 이런 이유”라고 지적했다. 연구부정 행위의 해악은 크다. 잘못된 실험결과로 인한 사회적 피해가 생겨나기 때문이다. 신약 및 치료법의 부작용이 대표적인 예이다. 동료 연구자들의 시간과 노력을 소모하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그 결과 동료연구자간, 교수와 제자간 등 과학 공동체 내부의 불신을 초래하기도 한다. 원활한 교류와 협력을 저해하는 까다로운 확인절차와 과다한 서류작업을 요구하는 것도 이런 과학자들의 연구부정이 만들어낸 부산물이라고 볼 수 있다. 연구부정의 가장 큰 영향은 과학발전 자체를 가로막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공공의 신뢰 저하에 따른 연구개발 위축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어서라고 할 수 있다. 과학자들의 연구윤리가 꼭 지켜져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주변 환경은 유혹에 흔들릴 수밖에 없도록 조성되어 있다. 그래서 지금은 연구자들이 연구윤리를 지킬 수밖에 없도록 특별한 장치를 만드는 것이 중요해졌다. 송 교수는 연구부정을 방지하기 위해 “부정행위가 제보되면 해당기관이나 연구기관에서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과 더불어 이 검증시스템이 제대로 관리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송 교수는 “윤리 교육이 단순히 일회성 교육이 아닌 ‘연구윤리’라는 교과목을 제도화 시키는 것과 윤리의식을 고양할 수 있도록 전문가 단체로 이루어진 상설 위원회를 만들어 운영하는 것도 이 시점에 고려해야 할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김연희 객원기자iini0318@hanmail.net 2014.04.11 ⓒ ScienceTimes http://www.sciencetimes.co.kr/?news=%eb%a7%8c%eb%8a%a5%ec%84%b8%ed%8f%ac%eb%a1%9c-%eb%b3%b8-%ea%b3%bc%ed%95%99%ec%9e%90-%ec%9c%a4%eb%a6%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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