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과 공감으로 세대간 마음의 띠 잇자” 김준호  (Homepage) 2015-05-26(화) 06:29:17, 2791

인간의 삶은 늘 현실에 처해있다. 과거와 미래는 현재에서 말해지는 표현이다. 즉, 과거는 현재에서 ‘다시 당겨 보는 것’이요, 미래는 현재에서 ‘미리 당겨 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거는 늘 현재에서 다시 살아날 수 있고 미래는 현재에서 잉태되는 성격을 지닌다. 이렇게 과거-현재-미래를 연속적으로 이어가는 것이 바로 전통이다. 우리의 과거사상이 현재 살아있는 사상으로 될 때 그 사상은 전통사상으로 지속된다. 전통이란 현재의 삶을 생명력 넘치게 하는 것이므로 과거의 가치관만 고집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전통을 내면화 할 때 새로운 미래를 창조할 수 있다. 인간의 삶은 늘 과거, 현재, 미래가 뫼비우스의 띠나 파노라마처럼 겹치며 스쳐간다. 그것은 과거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동시에 이미 미래로 나아가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과거에 대한 이해를 통해 미래를 개척해 나갈 힘을 얻는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사회는 지나치게 현재의 삶에만 치중하면서 미래를 볼뿐 과거를 무시하고 단절시키고 있다. 도시화, 산업화, 주거형태의 변화 등으로 핵가족화가 진전되면서 세대간의 단절이 심화되고 전통이 사라지고 있다. 오늘의 우리를 있게 한 과거를 망각한 상태에서 정체성과 정상적인 행동양식마저 퇴색되어가는 혼돈의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옛말에 물을 마실 때는 우물을 판 사람의 공로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우리에게 우물을 판 사람은 바로 어르신들이다. 어르신들의 공로를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래서 지난 5월2일 토요일 초등학생 100여명과 함께 세대간 마음의 띠를 잇고 가상의 조손관계를 만들기 위해 경로당 체험을 다녀왔다. 우리아이들은 앞으로 어르신들을 잘 모시겠다는 다짐의 선서와 큰절로 인사드리고, 자신의 조부모님, 외조부모님의 존함을 말하고, 기억에 남을만한 일화나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면서 어르신 공경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며, 어르신들은 아이들에게 살아오면서 느낀 주옥같은 훈화의 말씀을 주었고, 친손자녀들 같이 생각하고 용돈까지 손에 쥐어주시는 어르신들도 계셨다. 어르신들과 함께 앉아 어깨도 주물러 드리고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모습을 보고 그 옛날 어릴 때 할머니 무릎 베고 옛이야기 듣던 그때를 생각하게 되었다. 윗세대들이 들려주는 숭고한 삶의 진실과 아름다운 고난극복의 정신을 다음세대들에 그대로 전달되어 단절되었던 마음의 벽을 허물고 나라와 이웃, 가족을 사랑하는 세대간 띠잇기 운동이 전국적으로 전개되었으면 한다. 진정한 인성교육은 어른들이 아이들의 행동을 무조건 질책하고 문제시 하기이전에 솔선수범의 태도를 보여주었으면 한다. 예를 들어 고개를 뻣뻣이 들고 ‘안녕하세요.’라고 건성으로 인사할 때 버릇없다고 하지 말고, 어른이 먼저 아이에게 고개 숙이는 모습을 보여 줄 때 아이들이 스스로의 행동이 잘못되었다 느끼고, 예의바른 사람으로 변화되는 것이다. 우리 어른들이 먼저 마음의 문을 여는 용기 있는 행동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것이 소통과 공감의 시대로 나아가는 길인 것이고, 보다 건강하고 성숙한 시민사회를 만들어가는 지름길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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