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자 사상의 교훈 김준호  (Homepage) 2015-07-05(일) 09:48:50, 3208

중국 춘추전국시대에 당시 지배계층의 사상인 유가와 한비자의 법가를 비판하면서 피지배층의 입장을 대변하는 묵가사상이 있었다. 묵가의 시조는 묵자(묵적)인데 사상의 핵심은 겸애와 교리 이다. 겸애는 서로 사랑하자는 뜻이고, 교리는 서로 이익을 나누어 갖자는 의미이다. 이 두 가지는 서로 다른 것이 아니라 겸애가 이루어지면 교리는 저절로 따라오는 것이다. 겸애의 반대는 별애 이다. 겸애는 조건 없는 무차별적 사랑이고, 유가에서 말하는 별애는 존비친소에따라 차별을 두는 조건적, 차별적 사랑이다. 겸애는 자기를 위하듯 친구를 위하고, 내부모를 위하듯 남의 부모를 위하고, 내가족, 내국가를 위하듯 남의가족, 남의나라를 위하는 것이다. 묵자는 자신의 주장이 옳다는 것을 다음과 같은 이야기로 증명하였다. “만일 당신이 무슨 일이 있어 어딘가로 떠났을 때, 맡은 임무가 전쟁같이 위험해서 돌아오지 못할 경우 처자식을 어떤 사람에게 맡길 것인가? 자기 가족이나 다름없이 당신가족을 돌봐줄 사람에게 맡기겠는가? 아니면 당신가족보다 자기가족을 위하는 사람에게 맡기겠는가?” 묵자는 큰 나라가 작은 나라를 공격하고, 강한 자가 약한 자를 못살게 굴고, 귀한자리에 있는자가 천한자리에 있는자를 함부로 부리고, 교활한 자가 어리석고 부족한 사람을 이용해 먹는 것은 모두가 자기중심의 차별적사랑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고 하면서 이 모두를 ‘겸애’ 즉, 무차별적사랑으로 극복해야 한다고 했다. 자기를 위하듯 남을 위하면 세상이 이로워져 결국 그 이익은 자기에게로 돌아올 것이다. 이런 생각을 공리주의라 하는데 이것은 감정이 아니라 이성에 호소해야 된다. 본래 인간의 감정은 자기중심적이기 때문에 감정에 기초한다면 남보다 나를 위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행위일 것이기 때문이다. 겸애가 아닌 차별애가 사회혼란을 가져오고 궁극에는 자신에게도 해악으로 돌아올 것이다. 또한 묵자는 불필요한 낭비를 줄여야 한다는 절용(節用), 장례를 치른 후 후손들의 경제적 고통을 줄이기 위해 과다한 허례허식을 해서는 안 된다는 절장(節葬), 뚜렷한 효과도 없이 사치와 낭비를 일삼는 지나친 유흥을 비판한 비악(非樂)사상은 오늘의 우리사회에 시사 하는바가 크다. 시대마다 그 시대의 사회상을 반영하는 유행어와 화두가 나타나는데 요즘 우리사회의 화두는 “공감과 배려”, “소통”, “공생”, “협력”, “인성” 등이 있다. 이것은 반대로 요즘 우리사회가 자기중심적이라 소통과 공감이 부족하고, 반목과 갈등, 폭력의 난무 등으로 배려와 상호존중이 안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 모든 문제의 근본원인은 개인의 도덕성 결여에 있고 해결 또한 도덕성회복 즉, 인성교육에 있다는 것이다. 성숙한 사회를 위해 현 시점에 도덕적 지능이 필요한데, 묵자의 사상을 재조명하면서 성찰과 반성의 기회가 되어야 한다. 지금까지는 경쟁에 바탕을 두고 혼자서 가는 성장이 추구되었지만 이제는 타인과 협력하고 함께 나누는 공생의 사회가 되어야 한다. 앞으로의 사회는 혼자보다는 다른 사람과 협력하고 공감하는 사람의 성공가능성이 높아진다. 나뿐만 아니라 남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행동을 할 수 있으며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고 욕구충족을 다른 사람과 함께 나눌 수 있는 도덕적 품격을 가져야 할 것이다. 더불어 함께하는 사회가 정착될 수 있도록 시민의식이 고양되길 희망해 본다.

로그인을 하셔야 코멘트(덧글)을 쓰실 수 있습니다.

이전글 :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다음글 :	나눔의 미덕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