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너그럽게 하는 아이들 김홍미  (Homepage) 2006-12-02(토) 11:28:45, 14938

현택이는 스타킹 신은 다리를 좋아한다. 내가 치마를 입고 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내 다리를 쳐다보면서 스타킹의 반짝반짝함에 눈을 떼지 못한다. 아이들은 현택이의 그런 행동에 기겁을 한다. '선생님! 또 현택이가 선생님 다리 쳐다 보고 있어요.' '현택아, 니 또!!!!' 하면서 저리로 끌고 가버리거나, '현택이 니 변태가?' 현택이가 알아듣지도 못하는 단어를 쓰면서 타박을 준다. 그런데 어제는 수퍼맨의 도움으로 그 상황을 극복했다.^^ 나는 교실 책상 앞에 앉아있었고 책상 밑은 뚫려 있어서 앞에서 보면 다리가 보이게 되어 있다. 현택이의 눈은 교실에 들어오자마자, 내 다리로 향했다. 이럴 때, 그의 행동을 중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시> 현택이는 내가 반응을 보이길 기대하면서 점점 다리 가까이로 눈을 가져다 대었지만 나는 여전히 무시!^^ 그런데 슈퍼맨 우리 영훈이! 정말 슈퍼맨처럼 어디서 의자 하나를 가지고 오더니, 내 다리가 보이지 않게 책상 앞에 턱 놓아두고는 현택이에게 '가!'하고 소리를 질렀다. 현택이는 재밌어 하며, 교실 뒷쪽으로 갔지만 영훈이는 씩~ 웃으며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다. <무시하기>는 실패가 되었으나, 영훈이의 해맑은 표정에 따라 웃을 수 밖에...^^ 따뜻한 감동이 밀려와, 덕분에 하루종일 너그러운 선생님이 될 수 있었다.

로그인을 하셔야 코멘트(덧글)을 쓰실 수 있습니다.

이전글 :	문자메세지
다음글 :	나의 든든한 빽^^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