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과거로, 미래로 날아가고... 김동희  (Homepage) 2006-12-16(토) 22:16:54, 14943

한동안 글이 뜸했습니다. 무소식은 희소식이라지만, 제 무소식은 노소식, 애소식이었습니다. 답답하고, 못마땅하고, 한숨이 나오는 상황을 함께 나누는게 큰 유익함이 있겠습니다만, 그러나 그 상황을 글로 표현하면, 제 못난 모습이 분명히 드러날 것 같아 글쓰기를 피했습니다. 그 원인을 파고들기 시작하면, 어떻게 정리할 수 없을 것 같아 그만 밀쳐두었습니다. 비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출석부. 소통과 교감의 단절. 뭐 어찌해보지도 않고 그저 지켜보고 있는 무능한 교사로서 살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 마음은 자연 옛날을 생각하고, 어서 시간이 흘러 방학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내일은 첫 발령때 담임으로 만난 아이들 몇 명과 만나기로 약속한 날입니다. 함께 금정산을 등반하고 하산하여 내키는 술집 아무데나 들어가서 한 잔 할 생각하니 마음이 들뜹니다. 그 해 차곡차곡 모아두었던 반성문, 편지, 쪽지, 여러 자료를 들춰보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더욱 아이들이 보고 싶고, 맥주 한 모금 들이키고 싶어집니다. 내일을 위해 좀 참습니다. 현재를 잘 살아야하는데, 자꾸만 옛날을 떠올리고, 미래를 생각합니다. 고작 발령 4년차인데 말입니다... 덧붙임 :  최영도 선생님! 대휘, 경택, 철호, 영기, 국근, 동훈.. 이 아이들 기억 나시는지요? 내일 오전 10시에 금곡지하철역에서 만나 원효정사에서 금강경 법회 듣고, 그 뒷길로 고당봉으로 올랐다가 부대로 하산해서 술 한 잔 하려는데,,, 아이들이 선생님도 보고싶어할 것 같아서요. 혹시에 혹시, 내일 선생님 일정 상 자연스레 합류 가능하시다면, 호출하여 주시옵소서~ ㅎㅎ 성사되기 힘든, 죄송함과 주저함, 아쉬움이 남는 번개입니다.

김홍미		동희샘이 맡고 있는 2학년 2반에 1교시 시험감독을 들어가보고 샘이 아침마다 한숨 쉬는 이유를 깊이 이해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자책과 걱정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함을 잘 아시지요? 특히 (잘 하고 있는) 동희샘의 자책은 주변 선생님들을 부담스럽게 한답니다! ㅋㅋㅋ 이런 답답한 상황이 동희샘에게 더 큰 공부가 되는 듯 해요.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하면서, 힘들어 하는 아이들 더 넉넉하게 품어 줍시다! ^^ 동희샘이 가장 걱정하는, 결석대장 s.e.의 비쩍 마른 모습에, 가슴이 아팠답니다...	2006-12-16 22:49:23
최영도		방금 집에 도착하였습니다. 어제 너무 늦었기에 오늘은 푹 쉬려했는데 옛 제자가 보고 싶다기에 잠시 만난다는 것이 새벽 한시가 되고 말았군요. 내일 지금 심정이면 100%로 참석하여 등반하고 뒷자리는 잠시만 할 생각입니다. 혹 지금 잠이 오지 않아 늦잠들면 어쩌지 걱정이 되는군요. 혹 상황이 바뀌면 전화드릴께요. 저도 그놈들 보고 싶습니다. 요즘 우리 교장선생님의 글 중 `학교에는 교사의 사랑을 의심하거나 인격적인 지도를 낯설어하는 아이들이 있다. 그것은 혹시 아이들이 누군가로부터 긴 기다림의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을 떠올리며 우리 동희샘처럼 기다릴 줄 알아야 할텐데 라는 생각 많이 해본답니다. 기다리는 사랑 언젠가는 알아 주겠지요. 몰라도 좋습니다. 기다림의 사람은 부끄러움이 아닐테니까요!	2006-12-17 01: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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