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야오위 정호봉  (Homepage) 2012-05-09(수) 21:23:24, 3948

BC카드배 준결승전의 주인공은 후야오위8단과 백홍석9단이다.백홍석9단이 결승 고지에 깃발을 꽂았다.너무도 기뻤다.반면 너무나 가슴아팠다. 좌중앙에서 선수로 해도 될것을 아끼다(?)가 한집 반 정도 뒤지는 국면의 진행이 계속되었다. 나는 내 일도 아닌데 피가 마르는 기분이었다. 사실 나는 무소유로 살았다. 통장은 많지만 잔고가 없다. 늘 2등 만 하는 백홍석9단의 승리를 대리만족(?)으로 간구했다.후반 우상귀의 알토란같은 땅을 포기하고 하변대마를 초토화시키려는 후야오위의 헛 손질을 살짝 비키면서 단 한방의 스트레이트로  날려버렸다. KO승이었다. 그렇게도 갈구한 승리였지만 내 맘은 쓰렸다. 후야오위의 피같은 땀방울때문이다. 난전도 아니었다. 나같은 하수도 충분히 알 수 있는 국면 이었다. 평범한 모양 바둑에서 단 한 번의 실수로 무너진 전투라 해도 과언이 아니리라 여겨진다. "왜 가슴이 찢어지게 아팠는가?" 오늘의 주제이다. 후야오위는 99.9프로 진 상황인데도 돌을 던지지 못하고 피땀을 흘리고 있었다. 영락없는 내모습이다. 나는 여태까지 내가 이긴줄 알고 살았다. 신학대학에 입학하며 나는 무소유로 하나님의 종이되리라 스스로 다짐했다. 무소유가 뭔지도 모르면서, 예수라는 이상만 가득하고 현실은 개망나니였다. 오늘 내 이마에 참회의 피땀이 방울 방울 맺힌다. 백홍석9단의 우승를 기대한다. 이제사 인내할 줄 아는 백홍석사범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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