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범스님 정호봉  (Homepage) 2012-05-22(화) 02:27:04, 4007

새벽, 불교방송에서 자주 뵙는다. 들 풀 향기나는 법문을 듣고 있노라면 저절로 두손이 모아진다. 나는 스님이나 목사나 신부라해서, 우리랑 다른 별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진리는 부전시장 골목 막걸리 집에도 몇 사발씩은 있는 법이다. 그런데 왜  요즘 종범스님의 법문에  들 꽃 향기를 느끼는 걸까! 오늘 저녁 산책 길에서 본 장면이다. 대 여섯되는 여대생들이  길을 걸으며 "우리는 어디로가는걸까" 둘이 그런 대화를 하며 걷고 있었다. 뒤따르던 친구들이 우리는 어디로 가는 걸까, 우리는 어디로 가는 걸까...흥얼거리며 노래를 불렀다. 즉흥적인 연극을 보는 듯 했다. 참 나를 찾는 길이 우리가 가야할 길이 아닐까! 본아는 무엇일까! 허수아비인 나를 벗어 던지고, 참 나를 찾았다고 깨달았을 때 이리 저리 뒹굴 뒹굴 구르던 구더기 시절이 그리우면 어떻하지? 한 여름 장마철의 벼락처럼 나의 뇌리와 가슴을 치는 소리가 들린다. 물은 길을 만들지 않는다. 물이 길을 따라 흐를 뿐이다. 그래! 내 맘 편한대로 내 발길 가는대로 걷자! 숨막히도록 뛰고싶을 땐 신나게 달리자! 나는 흐르는 물이다. 1997년 경에 딴 찻 잎으로 차를 마신다. 그게 있는 지도 모르고 보관된 거라 버릴려다 신비의 차일 수도 있겠다싶어, 한 두번 마시다보니 절반을 비웠다. 두번 우려 먹기는 싱거웠다. 내가 여태 마셔온 차보다는 색이나 맛이 연했지만 수 십년 된 고향 친구같은 깊은 향과 맛에 천년 만년 살것같다. 종범스님의 고요한 설법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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