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아타다’와 ‘바꿔타다’ 김정식  (Homepage) 2009-05-26(화) 07:04:15, 3414

‘갈아타다’와  ‘바꿔타다’    지하철 1호선과 2호선이 만나는 역을 ‘갈아타는 곳’이라 할 것인가 ‘바꿔타는 곳’이라 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생긴다.    “종로 3가에서 3호선을 타야하는 데 말이야, 글쎄 1호선으로 바꿔탄 거 아니겠어!”란 말을 생각해 보면 ‘바꿔타다’란 말 속에는 ‘잘못 탄다’는 의미가 더 강하게 다가온다. 이러한 논의 끝에 ‘갈아타는 곳’으로 정해 쓰고 있다.   열차나 버스도 마찬가지다. 정상으로 탄 때에는 ‘갈아탄 것’으로, 잘못 탔을 때는 ‘바꿔탄 것’으로 구분 사용하는 것이 합리적이겠다.              ‘갈다’와 ‘바꾸다’           “나들이옷을 갈아 입고 집을 나섰다.”, “전등을 갈아 끼워라.” 들에 쓰인 ‘갈다’는 ‘바꾸다’로도 쓸 수 있다. 이들은 ‘원래의 어떤 것에서 다른 어떤 것으로 교체한다.’란 의미로 쓰는 순 우리말이다.                                                                  그러나 ‘갈다’와 ‘바꾸다’가 똑같은 뜻으로 쓰인 것은 아니다. ‘옷을 갈아 입다.’는 때가 묻어 꾀죄죄한 옷을 벗고 좀더 깔끔한 옷으로 교체하여 입는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옷을 바꾸어 입다.’는 늘 같은 색깔, 같은 모양의 옷을 입음으로써 오는 지루함을 벗어나기 위해 다른 종류나 색깔의 옷을 입는다는 뜻이다.   즉, ‘갈다’는 새 것을, ‘바꾸다’는 다른 것을 뜻한다. ‘자리를 갈다.’, ‘자리를 바꾸다.’를 생각하면 더 뚜렷이 구별된다.      물물 교환이나 방향, 환경의 변화를 뜻하는, “겉보리로 사탕을 바꿔 온다.”, “진로를 바꾸었다.”, “방을 바꾸었다.” 들에선 ‘바꾸다’를 ‘갈다’로 쓸 수 없다.   또 “연탄불을 갈아라.”, “붕대를 갈아 맬 시간이다.” 들에서도 ‘갈다’를 ‘바꾸다’로 쓰면 어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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