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친 말투(번역체) 김정식  (Homepage) 2009-08-12(수) 06:48:01, 3380

“전원의 시인으로 불리우는 그는 고향 농장에서 지냈었습니다.”   “이 작품은 문예반에 의해 지어졌다.”   “새로운 의미에 있어서의 연극은 ….”   위에서 보듯이 아무데나 피동형을 만들어 쓰거나, ‘～에 의해’, ‘～에 있어서의’ 따위를 함부로 쓰는 것은 외래 말투로 삼갈 일이다.   또, 우리말에 맞지 않는 영어의 과거 완료 시제를 흉내낸 ‘-았(었)었-’이나 ‘have’를 번역한 말투인 ‘～을 가지다’나, ‘한 잔의 차’ 따위와 같은 영어식 표현을 일상 생활 중에 쓰고 있다.   남의 말을 뒤칠 때는 뜻에 맞는 우리 말투로 고쳐야 한다. 남의 말투를 그대로 따 와서 쓰기 때문에, 우리 말밭은 온통 뒤친 말투로 바뀐다. 또, 남의 나라에서 옛날부터 써 온 익은말(관용어), 이은말(숙어)까지 그대로 뒤쳐서 우리말처럼 쓰고 있다.   ‘나의 사랑하는 조국, 보다 멀리,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애교가 넘친다, 원한을 사다, 희망에 불타다, 흥분의 도가니, 도토리 키재기, 엉덩이에 불붙다, 폭력을 휘두르다, ～일 수 있다, ～던 것이다’ 따위나 ‘범죄와의 전쟁, 국민에 의한 정부, 약속하지 말 것을 부탁하다, 그 정신을 높이 사다, 그의 아버지가 의사인 그 소년, ～에 의해 ～되다’ 따위는 얼핏 보기에 우리말 같지만 우리말이 아니다. 다 일본말투, 서양말투다.   너무 오랜 세월 동안 남의 말투가 횡행하고 있으니, 이런 것은 우리말투이고 저런 것은 남의 말투라는 구별이 잘 안 된다. 국어 연구 기관에서는 이런 것을 분명히 밝혀서 우리말투로 다듬어 교육 자료로 제시해 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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