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는 소리의 장단에 따라 뜻이 달라지므로, 없 : 다(아기가) / 업다(아기를), 실 : 패(실감는) / 실패(失敗) 등을 잘못 발음하면 뜻구별이 힘들다. 한자말에도 영원(永遠), 영동(永同 ; 충북 지명)의 ‘영’은 길어야 하고, 영광(榮光), 영동(嶺東 ; 강원 동쪽 지방)의 ‘영’은 짧아야 한다.
방송을 듣다 보면 나이 많은 분들이 ‘오림픽, 예루사렘, 데레비존, 로레라이’와 같이 ‘ｌ’을 ‘ｒ’로 잘못 발음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일본말 발음 영향으로 보인다. 어느 연속극에서는 ‘사부(師父)’를 ‘싸부’로 소리내고, 가수들이 노래할 때 ‘사랑’을 ‘싸랑’으로, ‘(촛불을) 켜셨나요’를 ‘키셨나요‘로 발음하는데, 이들은 외국어처럼 발음해서 멋을 부리려는 현상이다.
중모음의 단모음화 경향도 심해 특정 지역의 방언에서는 ‘경찰, 관계, 병역, 명절, 옛날’을 ‘겡찰, 간계, 벵엑, 멩절, 엔날’로 발음해 무식하다는 인상마저 갖게 한다.
자음의 경우 문제가 되는 것은 ‘된소리되기’다. 말머리[語頭]를 되게 발음하는 경우로 쏘주․쐬주․쎄주(소주), 꼬추(고추), 꽂감(곶감), 딲다(닦다), 뿌수다(부수다), 쌂다(삶다), 쎄다(세다), 짝은형(작은형) 등이 있고, 말가운데를 되게 소리내는 경우로 고까도로(고가도로), 교꽈서(교과서), 창꾸(창구), 등끼(등기), 간딴히(간단히), 양땀배(양담배), 화염뼝(화염병), 문썰주(문설주), 양념짱(양념장), 효꽈(효과) 따위가 있다. 이러한 된소리는 신경질적이고 날카로운 느낌을 주므로 삼가야 한다.
또, 꽃이[꼬치], 빛이[비치], 빚을[비즐], 밭을[바틀], 겁이[거비] 등을 [꼿이], [빗이], [빗을], [밧을], [겁시] 따위로, 즉 ‘ㅈ, ㅊ, ㅌ’ 받침을 ‘ㅅ’으로 발음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현상은 서울 지방의 사투리에서 나온 것인데, 방송에서 옳은 발음인 것처럼 쓰고 있는 데에 문제가 있다.
어떤 음운을 첨가하여 틀리게 발음하는 경우도 있다. 금뇨일 (金曜日), 심냐(深夜), 십녀명(十餘名), 육니오(六二五) 등은 ‘ㄴ’을, 골르다(고르다), 날르다(나르다), 달르다(다르다), 말르다(마르다) 등은 ‘ㄹ’을 첨가하여 잘못 발음한 것이다. 절략(절약), 말렵(말엽), 월료일(월요일) 따위도 ‘ㄹ’소리가 덧나는 것으로 표준 발음이 아니다.
일상 생활에서 발음의 잘못으로 전혀 다른 말로 오해를 자아내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발음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정확한 발음을 익혀, 바르고 고운 말을 써서 언어 생활에 불편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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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09(수) 08:2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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