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사 '-적(的)'의 남용 김정식  (Homepage) 2009-12-28(월) 12:25:11, 6847

한자말 접사 '-적(的)'의 남용   유식함과 권위를 내보이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즐겨 쓰는 말투로 한자말투 ‘-적’이 있다. 이 ‘-적’은 한자말에만 붙는 접미사로 일본 사람들이 즐겨 쓰던 것을 우리가 따라 쓰는 것이다.      ‘일본어 사전’에선 <본래 ‘～의’ 뜻으로 쓰는 중국어 토>라 했고, 『신문으로 보는 일본 100년(요미우리 신문사)』이란 책의「‘的’ 流行」에는 <영어 ‘-tic’를 번역한 것으로, 명치 10년대의 철학자들이 쓰기 시작, 명치 22년(1889)쯤부터는 크게 유행해서, 무슨무슨 식이라고 쓰는 것보다 불쾌한 느낌이 안 들고 학자답다고 해서 인쇄소에서는 ‘的’이란 활자를 두 배나 갖추는 소동을 벌였다.>란 설명이 나온다.      우리 나라에선 한문을 주로 쓰던 봉건 왕조 시대에도 이 ‘-的’은 안 보인다. 최초의 본격 문예지라는 최남선의『소년』창간호(1908)에 보이는 <本誌는 此責任을 克當할만한 活動的進取的發明的 大國民을 養成하기 위하야…>란 구절이 처음인 듯하다. 이어 이광수의 소설에도, 우리말을 구슬같이 다듬어 쓰던 정지용도 ‘-적’을 썼다.    요즈음은 신문 기사, 논문 등 어디에나 ‘-적’을 안 쓰면 글을 못 쓸 지경에 이르렀다. 아무리 널리 쓰는 말이라도 우리 말법을 해치고 더럽히는 것이라면 고쳐야 한다. ‘-적’을 빼어 버리고 그대로 잇든지, ‘-적’ 대신 조사 ‘～으로’나 ‘～의’, ‘～에서’로 바꾸거나, 접미사 ‘-스럽다’나 ‘-답다’를 넣어 부드럽게 고쳐 쓸 수 있다.   *한국 현대 문학이 본격적으로 현대적 성격을 드러내게 된 1919년 이후….(문학 : 지학사, 198쪽) → 제대로 현대의 새로운 *만나는 것 자체에 민족사적 세계사적 의미가 있다.  → 자체가 민족사와 세계사에 남을 만한 뜻이 있다. *평화적 해결을 위한 다각적인 외교적 노력 → 평화스럽게 해결하려는 여러 가지 외교 노력      이 밖에도 ‘대외적으로는(→ 밖으로는)’, ‘의식적으로(→ 일부러)’, ‘종합적으로(→ 통틀어서)’, ‘대표적인 예(→ 주된 보기)’, ‘상투적인 (→ 케케묵은)’, ‘비극적인 (→ 슬픈,  비극스런)’, ‘작가적인 재능 (→작가다운․ 작가스런 재능)’, ‘비교적(→ 꽤) 논리 정연한’ 들도 모두 고쳐 쓸 수 있는 말이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마음적으로’처럼 우리말에도 붙여 쓰고들 있는데, 이는 큰 잘못이다. 오랫동안 버릇이 들어서 지금 당장 ‘-적’을 모조리 버릴 순 없을지라도 조금씩 줄여서 쓰는 노력은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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