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라'와 '써라' 김정식  (Homepage) 2010-02-18(목) 07:36:40, 3820

‘쓰라’ 와 ‘써라’   특정한 대상에게 직접 명령을 할 때에 “설빔은 네가 직접 골라라.”, “철수는 애국가 가사를 4절까지 외어 써라.”처럼 ‘-아(어)라’ 형태를 붙여 말한다.   이에 대해 인쇄 매체를 통한 간접 명령에선 동사의 어간에 ‘-라’를 붙여 ‘고르라’, ‘쓰라’로 써야 한다. 시험 문제에서 흔히 “옳은 답을 골라라.”, “알맞은 말을 써라.” 따위의 시킴말을 볼 수 있는데, 이런 경우에선 ‘고르라’, ‘쓰라’로 고쳐 쓸 말이다.       “정부는 수해 대책 시급히 세우라.”, “대한의 건아여, 이기고 돌아오라.”, “일본인들은 물러가라.” 따위의 간접 명령형은 신문 기사의 제목이나 시위 군중의 플래카드, 책의 제목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것으로, 직접 명령형에서 나타나는 권고, 제의, 탄원 등의 뜻은 약해지고 단순한 지시의 의미만 지닌다. 이들은 어간에 받침이 없으므로 ‘-라’를 붙였지만, 받침이 있는 어간에는 ‘먹으라’, ‘씻으라’처럼 ‘-(으)라’를 붙인다.     ‘싣다’와  ‘태우다’   “나룻배가 섬마을 통학생들을 실어 나른다.”, “새마을 버스가 장에 가는 손님을 싣고 있다.” 이런 말은 어촌이나 산골에서 더러 듣는 말이다. 그러나 여기에 쓰인 ‘실어’나 ‘싣고’는 사람을 화물 취급하는 말이므로, ‘태워’나 ‘태우고’로 고쳐 써야 한다.    ‘싣다’는 ‘물건을 운반할 목적으로 차, 수레, 배, 비행기, 짐승의 등에 어떤 물건을 올려 놓다.’란 뜻으로, “이삿짐을 실어 나르다.”, “낙타에 짐을 싣고 가는 대상들”처럼 쓸 말이지, 사람에게 쓸 말은 아니다.      여기에 비해 ‘태우다’는 ‘타다’의 사동사로 ‘탈것, 짐승의 몸 따위에 몸을 얹게 하다.’란 뜻으로, “그 트럭이 장에 가는 일행을 모두 태워 주었다.”, “신부를 가마에 태웠다.”처럼 쓸 말이다. 또 ‘그네, 썰매 따위를 타게 하다.’란 뜻으로, “그 아저씨가 그네를 한 시간이나 태워 주었다.”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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