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르다 ⇒ 다르다 / 당하다 김정식  (Homepage) 2010-03-03(수) 09:08:29, 3777

달르다 ⇒ 다르다      “서로 달른 옷을 입었다.”, “오징어와 낙지는 달르다.”처럼 '다르다'를 '달르다'로 틀리게 소리내고 있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중부 지방은 물론, 방송에서조차 이렇게 말하니 표준어로 착각할 정도다.      이렇게 ‘다르다’를 ‘달르다’로 잘못 발음하게 된 것은, 이 말이 르 불규칙 형용사로 ‘달라/달라서’와 같이 ㄹ소리가 첨가되는데 말미암은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현상은 르 불규칙 활용을 하는 용언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혼란이다.    “좋은 신랑감을 골르느라고 서른 살을 넘겼다.”, “내가 길른 아이”, “유산을 갈른다고 법석이다.”, “통나무를 잘른다.” 들도 ‘고르느라고, 기른, 가른다고, 자른다’로 말해야 옳다.   이 밖에도 ‘너르다, 무르다, 서투르다, 바르다’를 틀리게 써서 ‘널른 운동장, 물른 감, 서툴른 솜씨, 줄이 발르다’ 따위로 말하는 것을 들을 수 있다.   ‘르’ 앞에 ㄹ받침을 가진 말은 ‘경유하다’를 뜻하는 ‘들르다’ 하나가 있을 뿐이니, 유의해야 할 것이다.          당(當)하다      “오늘 생일 당하신 모든 분들께 이 곡을 들려 드리겠습니다.” 이 말은 어느 음악 프로그램에서 진행자가 한 말이다. 그런데 여기에 쓰인 ‘당하신’은 ‘맞으신’으로 고쳐 써야 옳다.   본디 ‘당하다’란 말은 어떤 일을 겪는다는 뜻으로, 보통 ‘상(喪)을 당하다, 죽음을 당하다, 창피를 당하다’와 같이 어려운 일을 겪을 때 많이 쓰는 말이다. 또 일부 명사에 붙어 합성어를 만들 때도 ‘처벌당하다, 거절당하다, 공격당하다’처럼 좋지 않은 일에 어울린다.   ‘생일을 맞다, 결혼을 맞아, 졸업을 맞아’처럼 축하 받을 일에는 ‘맞다’가 어울린다. 그러나 이 ‘맞다’는 ‘야단을 맞다, 퇴짜를 맞다’에서처럼 좋지 않은 일을 겪을 때에 사용하는 경우도 간혹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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