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의해서 써야 할 말(2) 김정식  (Homepage) 2010-11-30(화) 15:57:00, 3739

⑹ 말씀 : 우리말에는 높임과 낮춤에 두루 쓰이는 말이 있는데, 그 좋은 보기로 ‘말씀’이 있다. 곧, ‘말씀하시다’는 남을 높이어 쓰는 말이고, ‘말씀하다’는 자기를 낮추는 말이 된다.   “부모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착한 어린이들.”,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겠습니다.” 등은 주체인 부모님과 선생님을 높이는 경우다.   “제가 한 말씀 올리겠습니다.”, “제가 말씀한 것을 알아 들으시겠습니까?”의 경우는 주체가 상대방 앞에서 자신을 낮추는 공손한 표현이 된다.    ⑺ 자시다 : 음식상 앞에서 “어서 자시게.”할 때, ‘자시다’는 ‘먹다’의 예사 높임으로 ‘너’보다 한 칸 높일 경우에 쓴다.   “너는 나중에 먹어라.”하면 손아랫사람이나 평교간에 쓸 말이고, “자네부터 먼저 자시게.”하면 어려운 친구에게 또는 장모가 사위에게 쓰는 말이다. 스승이 다 자란 제자에게 쓰는 말이기도 하다.   아주 높임에는 ‘잡수시다’를 써서 “선생님께서 먼저 잡수십시오.”하고 말해야 한다.    ⑻ 아, 그렇습니까? : 이 말은 웃어른에게 쓰면 큰 실례가 되는 말이다. ‘예, 그렇습니까?’가 맞는 말. ‘아’는 낮춤말로서 ‘그렇습니까?’와는 같이 쓸 수 없는 말이기 때문이다.    ⑼ 야단 맞다 : “아버지(선생님)한테 야단 맞았다.”와 같은 말을 자주 쓰는데, 이 ‘야단’은 손아랫사람에게는 쓸 수 있어도 어른께는 쓸 수 없는 말이다.    ‘야단’에 대해 『東韓譯語(李儀鳳 : 조선 정조 때)』에선 <諺稱 惹起事端曰 惹端>이라 하여 무슨 일의 단서(端緖)가 야기(惹起)되었다는 뜻으로 주로 떠들썩한 일, 어려운 일에 쓰인다고 했다. 그러니 위의 경우는 “아버지(선생님)한테 걱정(꾸지람, 꾸중)을 들었다.”로 고쳐 말해야 한다.   그러나 손윗사람인 할머니께서 ‘아범아, 저놈 야단 좀 쳐라.’, ‘영수야, 너 또 어머니한테 야단 맞으려고 그러니.’ 등으로 쓸 수 있다.   ⑽ 향년(享年) : “자네 부친 연세가 몇이신가?” 하고 물을 때, “올해 향년 쉰다섯이십니다.”라고 대답한다면, 이는 살아 계신 아버님을 돌아가시게 하는 큰 불효를 저지르는 셈이다.   ‘향년(享年)’은 ‘한평생 누린 나이’란 뜻으로 상가(喪家)에서 흔히 “고인의 향년이 올해 꼭 여든이십니다.”하고 돌아가신 분에게만 쓸 수 있는 말이다. 국군 아저씨께 보내는 위문 편지에 ‘아저씨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쓰는 것과 같은 망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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