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축하 김정식  (Homepage) 2011-11-07(월) 07:07:36, 4201

손위 사람의 생일은 ‘생신(生辰)’이다. 부모님은 물론 형님에 대해서도 ‘생신’이라고 해야 한다. 따라서, 어른의 ‘생일날’은 ‘생신날’이고 ‘생일 잔치’는 ‘생신 잔치’라고 말해야 한다.      생일을 맞는 것은 축하할 일이다. 우리말에서 축하할 때의 말은 어떤 경우든 ‘축하합니다.’가 두루 쓰인다. 아기의 돌 때에는 그 부모에게 ‘축하합니다.’라고 하고, 아기에게는 ‘건강하게 자라라.’가 좋다. 동년배나 손아랫사람의 생일에도 ‘(생일) 축하한다.’라고 하고, 그들을 낳아 주신 부모에게도 ‘축하합니다.’라고 인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런데 생일 축하 노래로는 외국 곡에 따라 <생일 축하합니다.….>하는 한 가지로, 그것도 영어 그대로 부르고들 있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작사․작곡자는 모르지만 오래 전부터 내려오는 노래로 <햇빛보다 찬란히 샘물처럼 드맑게 / 온 누리 곱게곱게 퍼지옵소서. / 뜨거운 박수로 축하합니다. / OO의 생일을 축하합니다.> 하는 게 있다. 이 밖에도 방송사에서 생일․결혼 등의 축하 노래를 공모하여 만든 음반이 나와 있다.      예순 이후의 특정한 나이가 되면, 부모의 생신에 자녀들이 잔치를 여는 것이 우리의 오랜 풍습이다. 집에서 세는 나이로 61세를, 태어난 해로부터 간지가 다시 돌아온다는 뜻으로 환갑(還甲), 또는 화갑(華甲), 회갑(回甲)이라 한다. 환갑 다음 해인 62세는 진갑(進甲)이다. 70세는 고희(古稀)라 하고, 그 잔치를 고희연(古稀宴), 희연 (稀宴)이라 한다. 그리고 77세는 희수(喜壽), 88세는 미수(米壽), 99세는 백수(白壽)이다.       어른의 회갑이나 고희, 팔순 등의 잔치 인사말에도 ‘(생신) 축하합니다.’, ‘더욱 건강(강녕)하시기 바랍니다.’나 '여행도 다니면서 즐겁게 사십시오.'가 좋다. 그러나 ‘(생신) 축하 드립니다.’하는 말은 옳지 않다. ‘말씀’은 드릴 수 있지만 ‘감사’나 ‘축하’는 ‘드린다’는 말이 어법상 맞지 않다. ‘건강하십시오’라는 말도 좋지 않다. 형용사는 명령형이 없을 뿐더러, 어른에게 명령하는 인사말은 피해야 한다.      그 밖에 ‘오래 사십시오.’나 ‘만수무강하십시오.’와 같은 말도, 아기의 돌날 때 ‘명 길어라.’와 같은 뜻으로 보아 좋게 들리지 않는다. 더욱이 ‘여생을 건강하게 사십시오.’나 ‘백 세까지 사십시오.’ 같은 말은 생일을 맞는 이의 기분을 언짢게 할 수도 있는 군더더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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