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말 - 생각해 봅시다(2) 김정식  (Homepage) 2011-12-27(화) 06:46:45, 3548

(2) 인사말의 뜻      “진지 잡수셨습니까?” - “오냐, 어디 가는 길이냐?”   우리의 재래식 인사말이다. 하도 가난하게 살다 보니 이웃이 밥이나 제대로 먹었는가 걱정하는 투의 말이다. 쌀이 떨어져 굶었다면 남은 밥이라도 나누어 먹겠다는 갸륵한 뜻인지…. 대답하는 인사말도 그렇다. ‘오냐’는 좋지만 ‘어디 가느냐?’고 묻는 까닭은 뭔가? 아침을 못 끓여 쌀 꾸러 가는가 걱정이 되어 묻는단 말인가?      아침 인사말로는 주로 “밤새 안녕하셨습니까?”를 쓴다. 왜구의 야습, 원인 모를 돌림병 등으로 우리 조상들은 밤사이에 온 집안이 거덜나고, 끌려가고 픽픽 쓰러져 갔다. 그러니 밤이 지나고 날이 밝아 만난 사람에게 하는 인사말이니, 그렇게 된 것이나 아닌지.      “별고 없습니까?” - 항상 무슨 사고만 내는 사람이라 걱정된단 말인가? 별고가 있으면 해결해 줄 것인가?   “요즘 어때? 살만 해?” - 언제는 죽겠다고 했던가?   “왜 꼼짝 않고 있어?” 전화통에 대고 소릴 지른다. - 상대가 앉은뱅이라도 되었다는 말인가?     “그럼 재미들 봐!”- 남은 죽을 고생인데 무슨 재밀 보란 말인가?      “욕봤다. 그럼 수고들 해.” - 힘들어 하는 사람에게 위로는 못할망정 ‘受苦’를 하라고? 이건 분명 욕이 되는 인사말이다.      사교적인 언어에서는 지시적인 의미 내용을 중시하지 않는다 하지만, 좀더 밝고 진취적인 인사말로 바꿀 수 없을까?

로그인을 하셔야 코멘트(덧글)을 쓰실 수 있습니다.

이전글 :	노랫말의 순화
다음글 :	인사말 - 생각해 봅시다(1)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