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이다’와 ‘늘리다’ / ‘늦다’와 ‘느리다’ 김정식  (Homepage) 2013-12-05(목) 08:52:45, 8146

‘늘이다’와 ‘늘리다’      “주식을 늘이기 위한 수단이다.”, “더 이상 인원을 늘여서는 안 된다.” 들에 쓰인 ‘늘이다’는 모두 ‘늘리다’로 고쳐 쓸 말이다. ‘늘이다’와 ‘늘리다’는 둘 다 ‘늘다’의 사동사이나 구별해 써야 한다.    ‘늘이다’는 ‘본디보다 길게 하다, 아래로 길게 처지게 하다.’란 뜻으로, “고무줄을 늘이다.”, “머리를 땋아 늘이다.”, “발(주렴)을 늘이다.” 따위로 쓴다. 더러 ‘느리다’와 발음이 같아 혼동이 되기도 하지만, ‘느리다’는 ‘빠르다’의 상대어로 “속력이 느리다, 동작이 느리다.” 등에 쓴다.   그리고 ‘늘리다’는 ‘사물의 수량․크기 같은 것이 본디보다 더하여지게 하다, 많아지거나 커지게 하다.’란 뜻으로, “수출량을 늘리다.”, “농경지를 늘리다.”, “식구를 늘리다.”, “세간을 늘리다.”, “재산을 늘리다.” 들로 쓴다.         ‘늦다’와 ‘느리다’    ‘늦다’는 “11월은 늦은 가을이다.”처럼 ‘시간적으로 이르지 않다.’는 뜻으로 쓰는 데 대해, ‘느리다’는 “코끼리가 느린 걸음으로 다가온다.”처럼 속도를 표현하는 말로 ‘빠르지 못하다’는 뜻을 가진 말이다.      즉, ‘늦다’는 ‘이르다’와, ‘느리다’는 ‘빠르다’와 상대가 되는 말이다. “매화는 이른 봄에, 복사꽃은 늦은 봄에 핀다.”, “택시는 빠르고 달구지는 느리다.”로 구별할 수 있다.   ‘늦게 출발하여 늦게 도착하는 기차’는 옳은 표현이지만, ‘늦게 달리는 기차’는 틀린 표현이다. 또, ‘느리게 기어가는 거북이’는 옳은 표현이지만, ‘느리게 도착한 거북이’는 틀린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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