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보이는 걸까 안 보는 걸까 김영국  (Homepage) 2022-04-26(화) 19:48:46, 29517

20대 대선 과정과 결과를 보고 국민들의 사람 보는 안목에 실망했다. 모든 국민은 자기 수준의 정부를 갖는다고 했는데, 대체 우리 국민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가 없다. 아직 국운이 다하지 않았는지 가까스로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긴 했지만, 박빙 승부가 될 선거가 아니었다. 대통령이 될 사람이라면 사람됨이 적어도 국민의 평균 수준은 돼야 한다. 나는 문재인 다음에 안희정이 나오면 무조건 찍겠다고 일찌감치 결심했었다. 시대 과제인 국민통합의 적임자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 빈자리에 이낙연도 아닌 이재명이라니. 이재명은 정말 수준 이하의 인간이다. 형제간의 다툼이 있을 수 있다. 아주 드물지만 형수와 시동생이 언쟁할 수도 있다. 화가 나면 심한 말이 오갈 수도 있다. 그러나 형님과 형수한테 그런 쌍욕을 하는 사람은 없다. 동원된 어휘와 말투는 국민 대다수가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그런 수위였다. 언론은 말할 것도 없고 친구 사이에도 전할 수 없는 그런 말이었다. 그런데 그런 말이 그의 입에 익어 척척 달라붙어있었다. 그리고 그 형을 강제로 정신병원에 입원시켰다. 거기다 그는 전과 4범이고, 메가톤급 의혹이 줄줄이 사탕이다. 이런 인간이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섰다. 그리고 아슬아슬하게 졌다. 대한민국 수준이 이 정도밖에 안 된단 말인가. 대장동은 자기 입으로 자기가 설계했다고 자랑했다. 거기서 단군 이래 최대의 공익을 환수했다고 자기의 최대 치적이라고 떠벌였다. 그래 놓고 그게 문제가 되니까, 자기는 돈 한 푼 챙기지 않았다고 발뺌했다. 모리배 몇 명이 3억5천을 투자하여 8억도 아니고, 80억도 아니고, 800억도 아니고, 무려 8천5백억을 챙겼는데 최초 설계자이자 최종 결재자인 자기는 모르는 일이라고 했다. 누가 봐도 그가 몸통이거나, 배임이거나 아니면 바보 멍청이 중 하나가 될 것이다. 그런데 그는 그것을 두고 눈 깜짝하지 않고 상대 당, 상대 후보의 책임이라고 덮어씌웠다. 뻔뻔하기가 조국과는 차원이 다르다. 국민을 개, 돼지로 보고 있음에 틀림없다. 백현동도 그렇다. 자신의 측근 하나가 시공회사에 들어가자마자 모든 행정 걸림돌이 일시에 해결되고 50미터 옹벽까지 올리며 떼돈을 벌게 해주었다. 성남FC 광고비 백육십억, 액수도 가늠할 수 없는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은 수사 문외한의 눈에도 그 실상이 그냥 보인다. 군(경남 소재)에 있는 아들이 발목 부상으로 아버지가 시장으로 있는 성남 소재 국군 병원에 입원한 것이라든지, 이재명 옆집을 경기토지공사가 임대하여 합숙소로 사용했다는 것 등도 마찬가지다. 그냥 훤히 보인다. 나는 후보 부인의 법인카드 유용 문제가 터졌을 때, 게임이 끝났다고 판단했다. 어쩌다 한두 번이 아니고 상습이었다. 방법도 비루했다. 더 큰 문제는 아내의 뒷바라지를 위해 공무원을 채용한 것이었다. 시장 시절부터 지사 재직 때까지 10여 년을 7급 또는 5급에게 봉급을 꼬박꼬박 주어왔던 것이다. 전형적인 위인설관爲人設官이다. 관용차 기사까지 넣으면 그분 부인에게 딸린 사람이 3명인 셈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연일 그 문제가 터져 나오는데도 그분이나 그쪽 사람들은 크게 개의하지 않는 태도였다. 만약 거꾸로 윤석열의 부인이 검찰청 법인카드를 썼거나, 오세훈의 부인에게 수행비서가 있었다면 그와 그들의 반응이 어떠했을까. 그의 거짓말은 ‘리플리 증후군’ 수준이다. 어제 한 말 다르고, 오늘 한 말 다르다. 경상도에서 한 말 다르고, 전라도에서 한 말이 다르다. 말을 바꿀 때 그는 얼굴을 붉히거나 민망해하지 않는다. 너무나 태연하고 너무도 당당하다. 거짓의 빼박 증거를 갖다 대도 그는 당황하지 않는다. 싱글거리며 동문서답을 하거나 질문자에게 되물어 물타기를 하며 넘어간다. 아주 능란하다. 그걸 두고 그들은 그가 토론에 능하고 위기에 강하다고 자랑한다. 거짓말이 일상이 된 사람이다. 그런 유형의 사람을 심리학자 마샤 스타우트는 ‘소시오패스’라고 규정했다. 도덕성보다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내세운다. 그의 행적을 보면 다 보인다. 유동규가 어떤 인물이고, 그를 어느 자리에 앉혀 어떻게 이용했는지를 보면 그가 국정을 어떻게 농단할지 안 봐도 비디오다. 코로나 지원금, 기본소득을 어떤 규모, 어떤 방법, 어떤 목적으로 살포하려 하는지를 우리는 보았다.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그리스의 파판 드레우의 판박이다. 광복 후 진주한 미군은 점령군, 소련군은 해방군이라고 했다. 분단이 미국 때문이라고도 했다. 문재인에 이어 대한민국의 뿌리를 통째로 흔들어놓을 위험천만한 사람임을 드러내었다. 어느 모로 보아도 그는 지도자 자격이 없다. 지도자가 아니라 말단 공직에 있어서도 안 될 사람이다. 일반 시민으로서도 경계가 필요한 인물이다. 이 정도는 굳이 파고들지 않아도 그냥 다 보인다. 그런 인물이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섰고, 천하의 공당이 그를 공천했다. 선거 운동 기간에 온갖 범죄 의혹이 화려하게 까발려졌다. 다 가짜 뉴스라며 덮어버렸다. 수사가 시작되면 금방 드러날 만큼 구체적인 사안들이다. 그런데도 그는 유효투표의 47%를 얻었다. 저런 인품을 가진 사람, 저런 비리를 저지른 사람, 저렇게 위험한 사람에게 어쩌자고 나라를 맡길 생각을 할 수 있을까.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많을 수 있을까. 더 한심한 것은 대선 이후다. 민주당은 급속하게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변신하고 있다. 내로라하는 의원들이 그에게 개떼처럼 몰려들고 있다. 패장이면서도 그는 상왕 노릇을 즐기고 있다. 놀라운 회복력이다. 거기다 2,30대 여성들이 스스로 개딸을 자처하며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저 진영은 어떤 수를 써서라도 그를 지켜내어, 기어코 그에게 나라를 맡겨볼 심산인 것 같다. 그들의 눈엔 나라가 없다. 진영만 있을 뿐이다. 지금 저들은 죽을 줄도 모르고 꾸역꾸역 가고 있다. 아프리카의 누(gnu), 시베리아의 레밍 행렬을 보는 것 같다. 바로 앞이 죽음의 절벽인데, 저 똑똑한 양반들의 눈에 저 벼랑이 안 보이는 걸까, 안 보는 걸까. 지금도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차베스를 그리워하고 있다. 그리스 국민들은 파판 드레우를 역대 최고의 지도자로 추앙하고 있다. 무명의 히틀러가 총통이 되고, 조국 독일을 2차대전의 구렁텅이로 몰아가기까지 독일 국민들의 광적인 지지가 있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여 피아간 수십만 명의 목숨이 죽어가고 있는데도, 푸틴을 향한 러시아 국민들의 지지도가 80%를 상회하고 있단다. 다 눈을 감고 있기 때문이다. 좌든 우든 모두가 눈을 떠야 한다. 그리고 정신을 차리고 똑바로 보아야 한다. 진영 말고 나라와 국민을 보아야 한다. 까딱하면 저 나라들 짝 난다. 까딱했으면 까딱할 뻔하지 않았는가. 아찔하다. 대한민국이 위태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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